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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꽃” 베드로전서 1:23-25 (11/08/2020)

1871년 아그레노르 가스파린 백작이 임종을 눈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슬픔에 가득 찬 백작의 부인은 “나의 사랑 아그레노리, 당신의 뒤를 따라 갈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백작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발레리, 나의 사랑 발레리! 그건 안 되오! 당신도 알다시피 난 당신이 내 뒤를 따르는 걸 원치않소!”

백작이 무슨 의미로 말했는지는 본인만 정확히 알겠지만 금방 드는 생각은 백작은 부인이 좀 더 오랫동안 살면서 이 세상의 복을 누리다가 먼 훗날 만나자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마음으로 느껴집니다. 곧 마지막 말이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사실 삶의 마지막 말에 그 분의 삶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유명인들의 유언을 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미국 가요계의 황제인 엘비스 프레스리는 욕실에서 쓰러졌는데 옆에 있는 애인이 말합니다.
“엘비스, 잠들지 말아요!”
“오케이, 그러지 않을게.”

종교인의 유언을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종교 개혁자 칼빈의 유언입니다.
“주여, 나를 아프도록 후려치는구려! 허나 그대의 손으로 치기에 나는 흡족하나이다.” 끝까지 죄인 중에 죄인임을 통감하며 평생을 살았던 칼빈임을 알수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은 당신이 피살될 것을 이미 예견하고는 이 말을 남겼습니다.
“ ‘주여 내 손을 잡아주소서’를 연주하는 걸 잊지 마시오. 그리고 특히 아름답게 연주해야만 하오!”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 자주 소개해 드렸던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유언입니다.
“Let’s go.”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은 마지막에 소개해 드린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유언입니다. 어떤 의미로 이렇게 말씀하셨을까요?
“Let’s go.”

얼마전 피터슨 목사님의 이 유언을 들었는데…, 요즘 가을철을 맞아 자주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옆을 보게 됩니다. 낙옆을 볼 때마다 피터슨 목사님의 유언의 말씀이 생각이 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자문해 보았습니다.
“낙옆은 무슨 말을 하면서 떨어질까?”

한편 저는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피터슨 목사님은 낙옆 처럼 떨어지면서 “Let’s go” 할수 있었을까요? 엘비스 프레슬리는 “그러지 않을게” 말했는데…. 엘비스 프리슬리는 끝까지 붙어 있으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 말씀에서 그 해답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23절,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어떤 사람은 평생 한 가지 씨로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두 가지 씨로 살아갑니다. 물론 모든 사람은 한 가지 씨로 삶을 시작합니다. 한 가지로 시작했다가 그대로 마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 엘비스와 같은 사람들은 한 가지 씨앗으로 산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옆에서 “잠들지 말아요” 하면 “그러지 않을게”로 답변합니다.

베드로는 먼저 첫번째 씨앗의 삶을 이사야의 말씀을 인용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24절,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요즘 가을에 떨어지는 낙옆을 보면서 이사야가 글을 썼고 이를 베드로가 인용한 것 같습니다.

저희 집에 국화 두 개가 아주 예쁘게 폈었습니다. 가을 내내 인조이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주 내린 눈 때문에 졸지에 시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자주 말씀드렸지만 저희 집 나팔꽃이 마지막까지 필려고 봉오리 두 개가 솟아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곧 피겠구나 했지만 또 눈 때문에…. 이유는 씨앗이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베드로는 지금 흩어진 나그네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세상 눈폭풍이 한번 들이닥치면 한 가지 씨앗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처럼 시들어 간다는 것입니다. 시들어 가면서 말합니다.
“그러지 않을게.”
그러나 거듭난 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25절 말씀입니다.
“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
눈폭풍이 불면 불수록 더 찬란하게 꽃이 핀다는 것입니다. 주의 말씀으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두 가지 씨앗을 갖고 살고 있는 자들입니다. 첫번째 씨앗은 우리를 세상 사람들처럼 시들게 합니다. 두번째 씨앗은 시드는 것 같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도리어 멋진 꽃을 피는 자들입니다. 이들을 일컬어 거듭난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저는 거듭난 자의 모습을 Delia Owens의 글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Autumn leaves don’t fall. They fly. They take their time and wander on this their only chance to soar.” Delia Owens
(낙옆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날아 가는 것입니다. 낙옆은 자기의 때에 공간을 즐기며 하늘로 멋지게 치솟습니다.)
아주 멋진 표현입니다.

떨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춤추며 날아가고 있는 낙엽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모습도 매한가지 아닐까요? 늙어가고 있고 마지막으로 향해 추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늘 높이 날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글을 접한 후 저희 집 뒷산을 산책했습니다. 제 앞에서 낙옆이 떨어지는데 더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춤추며 올라가듯이 보였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제 앞에서 계속 낙옆이 춤추며 땅으로 내려 아니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 때 또 생각이 들었습니다.
“얘네들이 내가 오길 기다렸구나. 나의 걸음 소리를 들으며 사뿐 사뿐 하늘로 내려 아니 올라가고 있구나”
낙옆들의 하늘은 제가 밟고 있는 땅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좀 과장하신다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적으로는 맞습니다. 낙엽은 땅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더 깊게 생각하면 올라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낙옆이 땅에 떨어진후 다시 양분이 됩니다. 이 양분을 바로 그 나무가 섭취합니다. 그리고는 줄기를 타고 올라가 새로운 나뭇잎을 만듭니다. 그러는 동안에 나무는 위로 위로 커집니다. 나뭇잎은 자기의 나무를 위로 더 높이기 위하여 땅으로 잠시 내려 온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썩어질 씨앗으로 생긴 나무들도 이렇게 위로 위로 올라가고 있는데 거듭난 우리들은 어떨까요? 우리는 썩어지지 않을 씨앗을 소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곧 말씀을 소유한 자들은 매일 매일 위로 올라갑니다. 더 좋은 세계를 향하여 달려갑니다. 오늘도 감사했지만 내일은 더 감사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믿습니다. 그래서 “Let’s go”하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피터슨 목사님도 마지막 유언으로 “Let’s go”하시지 않았을까요? 그는 늘 말씀대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매일 아침 이것을 외쳤을 것입니다. 매일 아침 이것을 외쳤기에 마지막에도 이런 최고의 아름다운 말을 남기지 않았을까요?
제가 그 분의 삶을 보았냐구요…? 제가 이런 확신을 갖게 된 근거가 있습니다.

제가 피터슨 목사님이 유언하신 말씀을 듣고 많은 도전을 받았었습니다. 나도 그럴수가 있을까 혼자 생각도 해 보았었습니다.
그러던 중 피터슨 목사님의 책을 읽는데 신명기에 대한 요약을 해 놓으신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신명기는 모세가 모압 광야에서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인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책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기록된 책이 바로 신명기입니다.
모세는 제일 마지막 부분을 이스라엘 12지파를 축복하는 말씀으로 신명기를 마칩니다. 피터슨 목사님은 이렇게 상상합니다. 12지파를 축복한 후 모세는 외쳤을 거라는 것입니다. 물론 본인은 들어가지 못 하지만,
“Let’s go.”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다 전한 후 축복하면서 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Let’s go.”
자기는 못 들어갈지라도 여호수아와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졌습니다. 말씀을 따라 행함으로 가나안 땅의 축복을 누리라는 것입니다.

피터슨 목사님이 신명기에 대해서 이렇게 멋지게 결론을 내리는 이유를 저나름대로 짐작해 보았습니다.
피터슨 목사님의 생애 속에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바로 말씀이었습니다. 말씀으로 거듭난 후 자기와 같은 썩어질 운명의 소유자가 이제는 말씀으로 인해서 매일 매일 더 좋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체험한 것입니다. 곧 그 어디든 자신 있게 날아갈수 있음에 늘 감사했을 것입니다.

한편 이스라엘인들의 모습을 보니 자기와 똑같습니다. 너무도 연약하고 엉망입니다. 첫번째 씨앗만 소유했던 백성들입니다. 눈폭풍만 오면 시들어 버리는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인류 최초로 최고의 선물을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말씀을….
그러니 모세는 이 말씀을 준 후 뒤에서 소리치지 않았을까요?
“Let’s go.”

모세의 감격은 피터슨 목사님의 감격이고 오늘 이 시대에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감격이 아닐까요? 썩어질 씨앗의 소유자들에게 썩지 않을 씨앗이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매일 새로운 가나안 땅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이러한 유언을 남기는 훈련을 매일 매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훈련이 있습니다.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주의 말씀을 사모하고 주의 말씀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말씀에 의지하여 외치는 것입니다.
“Let’s go.”

코로나도 이 세상의 다른 어떤 방해물도 말씀을 행하는 거듭난 자들에게는 하등 문제가 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도리어 그것들을 넘어 하늘로 솟아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수리가 날개치듯이….
승천하시는 주님의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떨어지는 것 같지만 매일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외치십시다. “Let’s go.”

말씀을 거둡니다.
“Let’s go”의 삶을 사셨던 조선의 최초의 여의사로 박에스더 박사님과 이 분의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19세기 말 Rosetta Sherwood 라는 의료선교사가 조선에 도착했습니다. 그의 일기에는 다음과 같이 조선 여성들이 묘사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조선의 여성들은 이름이 없다. 그들은 ‘작은 애’ 혹은 ‘이쁜이’라고 불리는데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야만 ‘창식이 엄니’같이 아들의 이름을 따라 누구의 엄마라고 불린다.”
로제타 여사가 일하던 곳은 ‘보구여관’이라고 불렸는데 후에 이대 부속병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화학당에서 몇명의 학생을 보구 여관에 보내서 로제타 여사를 돕도록 했는데 그 중 한 학생이 바로 김점동 후에 박에스더가 됩니다.
김점동은 박여선과 결혼을 하는데 그는 로제타의 남편의 마부로 고용되었던 그리고 기독교로 개종한 정직하고 겸손한 청년이었습니다.
로제타의 남편도 의사였는데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전염병에 감염되어 순직합니다. 젊은 나이에 홀로 된 로제타는 그 때 유복자를 임신 중이었는데 잠시 쉬기 위해서 박여선 부부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 옵니다.
박에스더가 된 김점동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의과대학에 입학합니다. 그런데 부인을 공부시키기 위해서 뒷바라지 하는 남편 박여선은 폐결핵에 걸려 심하게 투병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부인이 마지막 졸업시험을 시작하려 할 때 남편이 사망합니다.

박에스더가 의사가 되는 것을 그 누구보다 더 간절히 원했던 이는 바로 남편 박여선이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남편상을 깨고 에스더의 의대 공부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했던 그리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었던 박여선 그는 끝내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가 의사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의 나이 33세에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납니다.
1900년11월 서양의학을 공부한 최초의 여의사 박에스더는 미국 감리회 여성해외 선교부가 파송하는 의료선교사로 조선으로 돌아 옵니다.
에스더는 로제타 여사의 파트너로 한양의 보구여관과 평양의 광혜의원에서 수천 명의 여성과 어린이 환자를 진료합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환자들의 치료를 우선적으로 생각했기에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도 환자들의 집을 방문하고 약을 전하며 또 마음의 상처 불안감 두려움까지도 어루만져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10년 4월 13일 10년간의 봉사 생활 끝에 폐결핵으로 고생하다가 짧았지만 빛나는 생애를 마감합니다. 그녀의 나이는 34세….

그러나 박에스더도 외치지 않았을까요?
“Let’s go.”
매일 매일 아침마다 외쳤던 외침을…. 34년간의 삶에서 최고의 삶을 누린 것을 감사하고 더 놀라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믿고 외쳤을 것입니다.

이 외침과 함께 그 분의 삶은 영원한 하늘나라로 가서 그 곳을 아름답게 장식하였을 것입니다. 썩지 않을 말씀으로 거듭난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앞으로 코로나보다 더한 폭풍도 우리를 찾아 올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폭풍도 뚫고 하늘로 치솟아 오를 것입니다. 말씀으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매일 매일 말씀을 의지하며 외치십시다.
“Let’s go.”
성경은 말씀합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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