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보리니…

날짜 : 2013.12.22
예배명 : 성탄 주일
설교자 : 이영길 목사
제목 : 아기를 보리니…
성경본문 : 누가복음 2:8-15

http://kcbostonmedia.cponsolny.com/Sermon_video_master/Sermon_20131222.wmv

설교 제목: “아기를 보리니”

Debra라는 분이 병원 도서관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그에게 맡겨진 일 중 하나가 산모가족들을 위한 클래스에서 영화를 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영화의 타이틀은 “Story of Eric”이었습니다. 내용은 임신에서부터 출산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이 에릭이었기에 “Story of Eric”이라고 타이틀을 붙인 것입니다.

클래스가 끝나면 다시 필름을 rewind합니다. 그리고는 몇 주 후에 다시 틀어줍니다. Debra는 어쩔수 없이 영화를 보고 또 봅니다. 곧 Eric은 몇 주만에 태어나고 또 태어납니다. 그에게는….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또 갖난 아기로 태어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그의 대강절을 위한 글에 올립니다.

“불쌍한 Eric, 전혀 자랄 기회가 주어지지 않네.”

오늘 성탄주일 예배로 드립니다. 사실 Debra의 고백에 많은 공감을 갖게 되지 않습니까? 우리들의 나이만큼 아기 예수는 저희들 안에 태어나고 또 태어났습니다. 태어나고 또 태어나고 또 태어나는 것은 좋은데 혹시 Eric처럼 자라지 못하시고 계신 것은 아닐까요? 어떻게 하면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것뿐 아니라 자라는 것까지 볼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 말씀에는 우리 안에서 주님이 자라기 시작하는 필요충분 조건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 필요충분조건만 해결되면 주님은 우리 안에서 자라게 됩니다. 성탄절을 일년에 한번뿐이 아니라 수십번 지켜도 자라고 또 자라십니다. 그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 말씀에 나오는 장면은 너무나 잘 아시는 장면입니다. 목자들이 밤에 양 떼를 지키고 있는데 주의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천사가 말합니다. 10, 11절 말씀입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천사는 지금 큰 기쁨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필요충분조건은 좀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다윗의 동네에 태어 났다고는 말하지만 천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음 절을 살펴 볼까요?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강한 명령은 없지만 그래도 은연 중 명령의 멧세지가 담겨져 있음을 느낍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 천사의 말을 듣고 목자들은 어떻게 했겠습니까?

그들은 당연히 다윗의 동네로 향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았을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명령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아라.’

그냥 아기가 아닙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이 명령이 얼마나 소중했던지, 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어떤 장면이 펼쳐집니까? 13, 14절 말씀입니다.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구유에 뉘인 아기를 보라는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수많은 천군천사들이 나타나서 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았습니다. 아울러 놀라운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이렇게 결론을 내릴수 있습니다. 우리가 구유에 뉘인 아기를 볼 때 아기는 우리 안에서 자라기 시작합니다. 이 때 진실로 놀라운 역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역사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천군천사는 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으면서 아울러 놀라운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요?

그러면 구유에 뉘인 아기를 본다는 것이 어떤 것이길래 이처럼 천군천사까지 등장하는지 살펴보지 않을수 없습니다.

손주가 있는 교우님댁에 심방을 가 보면 대개 손주들 사진을 손수 보여줍니다. 저는 물론 열심히 보긴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는 만큼 보지는 못합니다. 같이 같은 사진을 보고 있지만 친 조부모가 보는 것과 다른 분이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천사가 말하는 구유에 뉘인 아기를 본다는 것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닐줄 압니다. 목자들이 보는 것처럼 보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손주를 보는 눈이 다르듯이 아기를 보는 눈은 목자들의 눈을 닮아야 합니다.

그러면 목자들이 아기를 보는 눈은 어떤 눈이었을까요? 본문 말씀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보스톤 가까이 Plymouth가 있죠. Plymouth하면 영국에서 종교의 자유를 찾아 온 Pilgrim들이 생각이 납니다. 이들이 1620년도 추운 겨울이 오기 직전에 현재 Plymouth에 도착했는데 이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Squanto라는 원주민 덕분이었습니다. 필그림으로 Mayflower 호를 타고 왔던 그리고 후에 Governor가 된 William Bradford는 Squanto의 죽음을 다음과 같이 애도했습니다.

“여기 Squanto가 아타깝게도 많은 피를 토하면서 심한 열병으로 인해 잠들었다. 그는 나에게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기도 유롭인들의 하나님 품에 안기게 해 달라고, 한편 그는 많은 것을 유롭인들에게 남겼다. 도저히 잊을수 없는 것들을. 그의 죽음은 큰 손실이다.”

Bradford는 스퀀토를 보는 눈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하여튼 어떻게 백인 governor가 한 원주민을 위해 이런 애도의 글을 쓸수 있었을까요? Squanto 의 생애를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스퀀토는 1585년경 현재 플리머스에서 태어납니다. 1605년도 곧 스퀀토가 20세가 되었을 때 영국군인들의 포로가 되어 영국으로 가게 됩니다. 10년간 영국에서 살면서 영어도 배우고 영국인들의 삶에 익숙해 집니다. 그러나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자기를 잡아 간 장군이 그의 소원을 들어주고 플리머스 가까이 해변가에서 놓아줍니다.

그런데 다른 영국장군에게 또 다시 붙잡힙니다. 이번에는 이 장군은 스퀀토를 아프리카로 데리고 갑니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팔기 위해서 입니다.

한편 아프리카에서 기적적으로 크리스챤들에게 구출을 받습니다. 크리스챤들에게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합니다. 4년간을 아프리카에서 지냅니다. 갈수록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생각 가운데 지냅니다. 드디어 그의 소원이 이루어져 고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사랑하는 동족의 뼈들이었습니다. 모두 전염병에 죽은 것입니다.

스퀀토는 심한 우울증에 빠집니다. 자신의 삶 안에 아무런 목적도 찾지 못하고 절망합니다. 6개월간 방황합니다.

원주민 친구가 어느 날 오더니 추위와 기근에 굶주리고 있는 영국인들 무리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Pilgrim들이었습니다. 스퀀토는 그들을 찾아 갑니다. 스퀀토가 완벽한 영어와 완벽한 원주민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고 필그림들은 너무도 놀라며 반깁니다. 그들과 함께 살기 시작합니다. 스퀀토는 이들에게 농사하는 법도 물고기 잡는 법도 모든 생활의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스퀀토가 없었더라면 과연 필그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들도 스퀀토의 동족들처럼 기근과 전염병의 희생물이 되어 가지 않았을까요?

이미 스퀀토의 모습에서 우리 주님의 그림자를 느끼실줄 압니다. 필그림들의 역사를 알면 더 스퀀토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1534년 곧 필그림을 태운 Mayflower호가 1620년에 플리머스에 도착하는데 약 100년전 영국의 헨리8세가 로마 카톨릭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영국국교(Anglican Church)를 세웁니다. 영국국교에 불만을 품고 혁신적인 신앙인들이 모여서 따로 교회를 세웁니다. 이것은 영국법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영국의 박해를 피해 네델란드로 피신합니다. 거기에서 생활이 적응 되지 않자 다른 길을 모색합니다. 한편 자녀들은 네델란드의 세속 문화에 접하기 시작합니다. 10여년이 지난 후 그들은 결단을 합니다. 미지의 땅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102명이 Mayflower를 타고 떠납니다. 66일의 험한 항해 끝에 플리머스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 때가 1620년 11월 11일.

혹한과 함께 더 험한 시간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시간에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바로 스퀀토였습니다.

곧 하나님께서는 신앙의 자유를 찾아 거의 백년간 나그네의 길을 가던 필그림을 위해서 한 사람을 준비해 놓으셨던 것입니다.

두 가지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까? 하나는 100년간 신앙으로 인해 핍박을 받아 온 필그림, 또 하나는 이들을 위한 온전한 도우미가 되기 위하여 수십년 험한 삶을 살아 왔던 스퀀토. 이 두 그림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을 깨달을 때 참으로 보는 눈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와 같은 맥락에서 목자의 이야기를 살펴 보면, 목자들은 천사의 말을 듣고 구유에 뉘인 아기 예수를 보았습니다. 아기 예수의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 그림이 떠 올랐을 것입니다.

험한 인생 가운데서 실패와 좌절로 점철된 삶을 살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입니다. 무엇인가 인생의 참 목적을 향해서 끝없이 애를 쓰지만 늘 갈팡질팡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자신들을 위해 인생의 실패와 좌절을 대신 겪으시는 삶을 사실 한 사람의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아기 예수 안에 그 분이 보입니다. 두 가지 그림이 하나로 보이기 시작할 때 진정 그들은 구유에 뉘인 아기예수를 본 것입니다. 곧 목자들은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처음으로 본 것입니다.

이에 천사들은 하늘을 수 놓으면서 하나님을 찬양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이루신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목자가 본 것을 우리도 볼수 있습니다. 죄로 인한 좌절과 실패로 가득찬 우리의 모습과 우리의 실패와 좌절을 대신 겪으시기 위해서 아기 예수로 오신 주님을 함께 볼수 있다면 말입니다.

어떤 분들은 말씀하실지 모릅니다. “예, 저는 두 그림을 모두 보았습니다. 저의 힘든 상황 너무도 잘 알고요. 주님의 십자가의 고난의 길을 가신 것도 너무도 잘 압니다. 그러나 전혀 신앙은 자라는 것 같지 않은데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본다고 생각하시는 것뿐이지 실제로 보시지 못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면 누구가 진정으로 볼수 있을까요? 이 두 모습이 하나로 연결이 되어짐을 보게 될까요? 목자의 모습으로 돌아 가 보겠습니다.

본문 다음 귀절을 보면 목자들이 실제로 베들레헴 마굿간으로 찾아 갑니다. 여기에 아주 중요한 멧세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머릿 속 생각으로만 본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마굿간으로 가서 보았습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도 마굿간으로 찾아 가는 자들이 보게 됩니다. 마굿간으로 찾아 갈 때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기 예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머릿속으로 아니면 요즘은 인터넷이 무척 발전되어 있는데 인터넷 스크린으로도 아닙니다. 목자들은 마굿간으로 찾아 갔습니다. 이 때 진정 보는 눈이 생긴 것입니다. 아기 예수 안에 구원의 주님의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마굿간으로 찾아 가기 전에는 결코 보는 눈이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도 보는 것 같지만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기 예수를 보는 것 같지만 참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있는 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결코 우리 자신과 아기예수의 모습을 연결시키지 못합니다. 아기 예수는 결코 우리 안에서 자라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굿간으로 찾아 가야 합니다.

최근 저의 마굿간의 경험을 말씀드리면서 말씀을 거두겠습니다.

저희 교회에서 매해 Brookline 경찰서와 소방소의 소정의 기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거의 15년 이상 해 온 것 같습니다.

지난 주에도 제가 수표를 가지고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경찰서로 가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 파킹 문제로 가 본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수표를 들고 가는 길은 웬지 느낌이 다릅니다. 저를 반길 경찰서장과 소방소장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걸어 갔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면 제가 ‘갑’이고 그들이 ‘을’이 된 느낌입니다.

경찰서 안에 안내석에 언제나 처럼 그날 안내를 맡은 경찰이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두 소장에게 donation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때는 금방 들어가라고 하던가 아니면 전화를 걸곤 했는데, 이 경찰은 저를 빤히 보면서 appointment를 했냐고 묻는 것입니다. 그것도 전해 감사의 눈빛도 아니고 어쩌면 의심어린 눈빛이 더 강한채 말입니다.

속에서는 뭐가 올라 오는데 일단 목사라고 스스로 소개했으니 어떡합니까? 소장들은 안 만나도 좋다 매 해 기부하는 것이기에 비서만 만나도 좋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제야 전화를 걸더니 경찰서장 비서만 있으니 알아서 하라고 하면서 들어가라고 말하더군요.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마침 여자 경찰이 미리 타 있었습니다. 저 보고 몇층에 가냐고 묻더니 3층이라고 하니 어느 형사를 만나러 가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또 뭐가 올라 오지만 그냥 경찰서장 비서를 만나러 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비서가 올 것을 알고 있냐고’ 또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이미 3층에 올라왔습니다. 3층에 내리니 비서가 저를 보면서 아주 반기고 있었습니다. 봉투를 들고 왔으니 반기죠….

교회로 돌아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주님도 이러시지 않으셨겠나. 최고의 선물을 가지고 오지만 문전 박대를 당합니다. 곳곳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습니다.

그런데 더 곰곰히 생각해 보니 문전 박대한 사람이 바로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의심의 눈초리를 준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이러한 저의 모습을 다 아시면서 주님은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아기 예수로 오신 것입니다. 저의 이런 모든 허물을 당신의 피로 맑게 씻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경찰서는 제가 올해 찾아간 마굿간이었습니다. 이 마굿간으로 인해 저는 저의 모습과 아기 예수의 모습을 새로이 볼수 있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마굿간으로 향하십시다. 구유에 뉘신 주님을 보러 가십시다.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를 위해 아기가 되어 오신 주님을 뵈러 가십시다. 마굿간으로 향하는 우리들의 발걸음을 응원하듯 천사들의 합창 소리가 들려 옵니다.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