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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와 목자들” 누가복음 2:1-20 (09/30/2018)

 

지난 월요일은 추석이었습니다. 늦게나마 추석인사를 이해인 수녀의 ‘달빛기도’로 대신합니다.

 

*달빛기도*

 

-이해인-

 

사랑하는 당신에게 추석인사 보냅니다.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이해인 수녀의 시가 항상 그렇듯이 이 시도 한편으로는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듯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따가운 멧세지를 여운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이웃을 향한 보름달이 되자는 수녀의 간절한 충고를 모두 느끼실줄 압니다.

 

그러면 이웃을 위하여 보름달이 되는 삶은 어떤 삶일까요? 오늘 본문 말씀을 상고하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잘 아시는 성탄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탄절에 늘 접하는 말씀인데 올해는 좀 이르게 이 말씀을 상고하고자 합니다. 너무 잘 아시는 말씀이니 한 절 한 절 살펴보지는 않겠습니다.

아기 예수가 땅에 태어나기 위해서 두 그룹의 사람들이 공헌을 합니다. 물론 요셉과 마리아를 제외한 두 그룹입니다. 1절 말씀입니다.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먼저 로마 황제 가이사가 등장합니다. 때는 마리아는 이미 만삭이 되었습니다. 가이사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호적을 하라고 명을 내렸는데 그 결과 하나님의 예언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미가서 5:2절 말씀이 이루어집니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

미가는 주님 오시기 약 700년전 예언자입니다. 곧 700년전에 미가 선지자가 한 예언을 이루는 도구로 로마 황제 가이사가 사용된 것입니다. 아무리 요셉이 믿음이 좋았어도 스스로 미가서의 말씀을 읽고 깨닫고 있다가 만삭 때 마리아를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제 발로 내려 갔을리 없습니다. 하나님은 요즘도 세상 권세 잡은 자들을 이렇게 사용하시지 않으실까요? 하여튼 그래서 어떻게 되죠?

하나님의 아들이 아버지의 집 나사렛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와서 누추한 마굿간에서 태어납니다. 누구 때문에 가이사 때문에….

 

그러나 한편 하나님은 베들레헴 마굿간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를 맞이 할 사람들을 준비시켜 놓았습니다. 8절 말씀입니다.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 떼를 지키더니.”

목자들이 밤에 양떼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 다른 마을에 사는 목자들이 꼴을 찾아 오고 또 오다가 어느덧 베들레헴까지 이른 것 같습니다. 가이사의 명령으로 요셉과 가족은 베들레헴까지 왔지만 목자들은 꼴을 찾아 다니다가 베들레헴까지 온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목자들도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 것이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베들레헴까지 몰아가신 것이 아닐까요?

하여튼 목자들은 몹시 피곤해 있었을 것입니다. 옷도 갈아 입지 못하고 몸에는 땀내가 나고도 남을 정도였을줄 압니다. 9절 말씀입니다.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주의 사자는 목자들의 몸에서 나는 냄새도 아랑곳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뿐 아니라 주의 영광이 누더기 옷을 입고 있는 그들을 두루 비춥니다. 누더기 옷이 갑자기 주의 영광의 빛을 받아 천사의 옷과 같이 되었을줄 압니다. 그러더니 13, 14절 말씀입니다.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목자들은 오고 가는 세대에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봅니다. 사상 최고의 뮤지칼 곧 천군 천사들의 화려한 뮤지칼을 감상한 것입니다. 뮤지칼 감상을 마친 목자들은…, 15절 말씀을 보면 그들은 천사의 말대로 마굿간을 찾아 갑니다.

 

이로서 알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이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두번째 인물들로 목자들을 준비시켜 놓으셨습니다. 목자들을 베들레헴까지 오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신 이유는 쉽게 이해가 됩니다.

주님은 마굿간에 태어나셨는데 마굿간에는 특별히 예복을 입고 들어 갈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도리어 목자들과 같은 복장이 더 어울립니다. 마태복음에는 동방박사들이 찾아 온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사실 요셉은 좀 불편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목자의 복장이 마굿간에 들어오기가 쉬워서 목자들을 첫번째 방문객으로 삼으셨을까요? 물론 외모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외모뿐이었을까요? 외모뿐 아니라 목자들의 내면의 모습이 아기예수를 맞이하기에 제일 적합하기에 목자들에게 천사들이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아니 당연히 내면의 모습이 더 중요합니다.

 

이 당시 목자들의 내적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그 때 상황을 보면 짐작할수가 있습니다. 목자들이 들에서 양을 지키는 것을 보아서 이들은 집을 떠나서 꼴이 있는 곳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그야말로 유목민의 모습입니다. 집을 떠난지 얼마가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그들의 집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면 양 떼중 하나도 잃을수가 없습니다. 이리가 언제 나타나서 양을 채 갈지 모릅니다. 곧 한편으로는 떠나온 집을 생각하고 또 한 시도 양 떼들에서 눈을 띌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 날 밤 보름달이 밝았다고 가정하십시다. 아마 목자들이 이해인 수녀의 시를 알고 있었더라면 그 시를 암송하면서 그 밤을 지냈을지 모릅니다.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그런데 당연히 이 시를 알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이들은 보름달을 바라 보면서 어떤 시를 낭송하였을까요?

저는 감히 상상의 날개를 펴서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이들은 오고 가는 세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암송했던 다윗의 시편 23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라.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

 

인생의 어두운 골짜기에서 이 시를 암송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목자들에게 보름달이 되어 나타나시지 않으셨을까요? 눈에 보이는 보름달 보다 더 밝게….

 

한편 다윗이 이런 아름다운 시를 쓸수 있었던 것은 사실 다윗도 목자였습니다. 목동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줄 압니다. 목동으로서 양을 지키다가 사자가 오면 사자의 입을 찢었다고 고백한 것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그러니 목자들은 시편 23편을 바로 자기들이 지은 시로 생각하고 애창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윗도 목자로서 이 시를 여러 역경 가운데서 지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목자들도 어려움 가운데 있습니다. 음침한 골짜기에 갇혀 있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이 때 자기들보다 먼저 목자의 길을 간 다윗의 시를 고백하며 보름달을 바라 보았을 것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결국 이런 여러 역경 가운데 믿음을 가지고 이 시편을 고백하고 있는 이 목자들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신게 아닐까요? 이들을 베들레헴으로 몰고 가십니다. 그래서 아기 예수를 영접하는 첫번째 인물들로 삼으십니다.

아울러 이들을 아기예수를 첫번째 방문한 위대한 인물로 삼으시기 위하여 천군천사를 보내십니다. 천군 천사들의 놀라운 뮤지칼을 감상케합니다. 자기들이 거했던 음침한 골짜기에 천군 천사가 사상 최고의 쇼를 벌였던 것입니다. 그들의 삶의 골짜기는 화려한 무대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런 사상 최고의 쇼를 보았던 목자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습니다. 마굿간에 찾아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 예수를 뵙고 천사가 말한 것을 전합니다. 18, 19절 말씀입니다.

“듣는 자가 다 목자들이 그들에게 말한 것들을 놀랍게 여기고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니라.”

한 마디로 이들은 어느덧 마리아에게 보름달이 된 것입니다. 마리아는 앞으로 아기 예수 곧 메시아의 어머니로서 많은 역경을 거쳐야 하는데 그 때 그 때마다 목자들로 인해서 힘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은 목자들을 마리아의 보름달로 삼으신 것입니다.

 

다시 보름달을 바라 보며 양떼들이 있는 인생의 험한 현장으로 돌아 옵니다. 그런데 옛날 모습이 아닙니다. 20절 말씀입니다.

“목자들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가니라.”

목자들은 또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 갑니다. 흙냄새가 나는 곳으로…. 그러나 그들은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기 예수를 본 이들은 더욱 천국 천사의 합창 보다 하늘에 밝게 뜬 보름달보다 더 놀라운 진리를 마음에 새롭게 확신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지난 주일 예배 후에는 새교우 환영 파티가 있었습니다. 3주간의 교육을 마치는 날 어느 교우댁에 가서 환영 파티를 하곤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 가면서 한 마디 씩 하는데 어느 교우님 새 교우가 아닌 집사님이 아주 은혜로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농담삼아 그 분에게 다음 주 곧 오늘 설교를 대신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그 때는 농담삼아 말씀드렸는데, 막상 금주 설교를 써 내려가다 보니 정말 제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새 교우 가정에 갖난 아이를 가진 가정이 있었습니다. 집사님이 새교우 가족이 즐기시라고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오래 있다가 들어 오셨습니다.

한 사람씩 말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서 집사님 차례가 되었는데 아이를 stroller에 태우고 동네를 다니면서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가 보스톤을 위한 아마존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요즘 ‘아마존’하면 회사 생각이 더 많이 나게 되었지만, 집사님 생각은 아마존 처럼 이웃을 위해 산소를 만들어 내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씀을 하셔서 모든 분들이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실 보름달이 된다는 것은 실제로는 자기 빛을 발하는게 아닙니다. 단순히 태양의 빛을 받아 심부름 하는 것입니다. 남 몰래 섬긴다고나 할까요?

남 몰래 섬기는 최고의 방법은 남몰래 산소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남 몰래 산소를 만들고 있듯이…. 그렇게 보면 목자들은 이웃을 위하여 산소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목자들은 흙이 소중하니 조금 표현을 바꾸면, 목자들은 이웃을 위한 거름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산소와 거름이 되고자 하는 자들이 바로 보름달이 되어서 하나님의 빛을 세상에 발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가이사가 될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목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형편이 어떠하든지 다윗의 노래 목자의 노래를 부르는 자들을 하나님은 사용하십니다. 우리를 베들레헴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런데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을 아십니까?

 

요즘 많은 분들이 처음 가는 길이던 자주 다니던 길도 번잡한 길을 피하기 위해서 GPS를 자주 사용합니다. GPS를 키는 순간 우리는 GPS를 우리의 길잡이로 아니 목자로 삼는 것입니다. GPS를 켠 후 물어보는 사람이 있습니까?

“다음에는 어디로 가게 할꺼야? 그리고 그 다음에는….”

우리는 그런걸 묻지 않고 그냥 믿고 따라 갑니다.

여호와를 목자로 고백하는 삶도 매한가지입니다. 목자로 고백한다는 것은 앞으로 가야할 길을 꼬치꼬치 묻지 않습니다. 그 날 그 날 따라가는 것입니다.

딱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던 아마존처럼 산소를 공급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어디를 가던 그 곳에 거름이 되게 하소서.”

 

교우여러분,

베들레헴으로 가시기 원하십니까?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목자들의 노래 다윗의 노래를 부르십시다. 나머지는 주님께 맡기십시다. 목자되신 주님께서 인도하실 것입니다. 오늘의 베들레헴으로….

주님도 골고다 골짜기를 걸으시면서 목자의 노래를 부르셨을줄 압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래서 영원한 베들레헴 하늘나라로 들어 가셨습니다.

 

교우 여러분,

함께 보름달이 되어 가십시다. 목자의 노래를 부르며….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말씀을 거둡니다.

한국 어느 화장실에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져 있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해주세요.

이곳을 청소해 주시는 분들,

누군가에겐 전부인 사람들입니다.

 

목자의 마음을 갖고 있는 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쩌면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들도 목자와 같이 험한 일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목자의 마음으로 돌보자는 마음을 볼수 있습니다. 화장실이 이 분의 베들레헴이었나 봅니다. 이런 분들로 인해서 온 세상이 필요한 산소와 거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아울러 이 세상이 필요한 보름달이 되지 않을까요?

 

주님은 가이사의 경배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부르는 목자들의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활짝 보름달의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목자들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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