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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자기가 일한대로

본문:고전 3:1-9

보신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지난주 보스톤 코리아 일면에 한 백인 여고생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올해 메드포드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이 반루벤이라는 여학생입니다. 지난 3년간 저희 교회에 속한 보스톤 한국학교를 다니면서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웠는데 한국문화에 폭 빠진 나머지 연세대 국문과에 지원을 했습니다. 물론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기자는 다음과 같은 조이 양의 말로 기사를 시작합니다.

“매일 한국말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해요. 저는 대한민국을 아주 많이 사랑하고 매일 더 사랑하고 있어요.”

그뿐 아니라 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기도 하는 아주 사랑스런 학생입니다. 9학년때부터 한국 문화를 접했고 그때부터 알 수 없는 열정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그 후로 인생이 완전히 변했고 매일 매일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수고하신 한국학교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메모리얼 데이에 가까운 해안가에 바람을 쐬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사님” 하면서 누가 저에게 닥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였겠습니까? 조이였습니다.

조이가 부모님과 사촌오빠와 함께 놀러 온 것입니다. 조이의 아버님은 목사님이신데 순복음 계통의 교회 목사님으로 아주 열정적이신 분이십니다.

저희가 목사님께 축하한다는 인사를 먼저 드렸습니다. 감사하다고 답변하고서는 계속 말 끝마다 반복합니다.

“God is good. God is good.”

저희가 또 물었습니다. 그 곳에서 기숙사에 있을거냐고…. 우리 같으면 어떻게 어떻게 해서 잘 해결이 되었다고 말할텐데, 이 목사님은 먼저 꼭 이말을 합니다.

“God works for us. The Lord is good.”

말할 때마다 반복 반복 반복합니다. 그리고 나서 잘 해결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주제가 한국으로 흘렀습니다. 반로벤 목사님은 금방 하시는 말씀이 남북이 통일만 되면 한국은 정말로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남한의 경제력과 북한의 신앙인들의 성결과 열정이 합쳐질 때 세계를 이끄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합니다. 제가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늘 한국을 생각할 때마다 적재 되어 있는 문제만 골몰하게 생각하는데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한국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잠깐의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깊은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반로벤 목사님과 헤어진 후 혼자 중얼 거렸습니다.

“정말 저분에게서 배울게 많네. 저분처럼 언제나 ‘God is good’을 되뇌이면서 살아야 할텐데….”

그런데 외모는 백인이지만 실제로는 브라질에서 이민 오신 포루트칼 말을 하는 외국인입니다. 얼굴은 아버지나 딸 모두 백인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을 중심으로 엮여진 다문화 교회 목사님입니다.

저희 교회도 주일 저녁에는 Brazilian 교회가 모이는데 그 동안 이곳 경제도 안 좋고 브라질이 더 좋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역이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저희 교회에서 모이는 브라질 교회도 제 때에 사용료도 못 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나그네로서 이곳에 와서 살고 있는 이민자 교회인지라 내면 받고 안 내면 넘어가곤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목사님 목회도 생각보다는 쉽지 않을 줄 압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 그는 노래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The Lord is good. God is good.”

 

저는 이 목사님의 모습을 본문 말씀에 비친 사도바울의 모습에서 찾아 보고 있습니다.

사도바울의 목회 현장도 쉬운 곳은 아니었습니다. 아마 반로벤 목사님보다도 훨씬 어려웠을 것입니다. 1절 말씀에서 쉽게 알수 있습니다.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함과 같이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

오랜 수고를 했지만 아직도 신앙적으로 미숙한 고린도 교인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그들의 신앙적 미숙함은 4절 말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말하되 나는 바울에게라 하고 다른 이는 나는 아볼로에게라 하니 너희가 육의 사람이 아니리요.”

어린 아이들처럼 ‘나는 누구 편 너는 누구 편’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나는 아볼로편 너는 바울편’ 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볼로는 사도바울과 함께 일은 하지 않았지만 사도바울이 고린도를 떠난 후 고린도에 와서 성경을 가르친 사역자입니다. 곧 사도바울의 후임자입니다.

 

이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해드리기 위해서 저희 교단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저희 교회가 PCUSA미국 장로교단에 속해 있는데 한인 교회들은 그렇지 않지만 미국 교회들을 보면 담임 목사님이 떠나고 새 목사님이 오는 사이에 임시 목사님이 와서 목회를 합니다. 물론 우리 한인 교회도 임시 목회자가 와서 잠시 목회를 하시지만 미국교회는 대개 2-3년 임시 목사님이 목회를 하십니다. 미국 교회에서 임시 목회자가 2-3년 목회를 하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2-3년 지나면 전임 목회자에 대한 아쉬움과 추억이 많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금방 오시면 “그 때 그 목사님은…” 하면서 ‘나는 누구 편 너는 누구 편’하기가 쉬운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 교단은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할 것을 알고 있기에 임시목회자 제도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임시목회자 제도가 없던 이 당시는 사도바울은 어떻게 대처했나요? 5, 6절 말씀입니다.

“그런즉 아볼로는 무엇이며 바울은 무엇이냐 그들은 주께서 각각 주신 대로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한 사역자들이니라.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바울이 자기가 심었고 아볼로가 물을 주었다고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조금 전에 어떻게 말씀드렸죠. 고린도 교회는 바울이 먼저 목회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볼로가 후임으로 왔습니다. 사도바울은 이 사실을 너무 잘 알아서 자신은 심었다고 말하고 있고 이어서 아볼로가 물을 주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저희 교단은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인간적인 지혜인 것 같습니다. 선임자와 후임자를 비교하지 못 하도록 제 삼의 사람을 가운데 끼어 넣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사도바울은 어떻게 해결하였다구요?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사도바울은 제 삼의 사람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께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습니다. 곧 사도바울은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나님을 바라보자.”

“God works for us. God is good.”

교우 여러분,

하나님에게서 눈을 돌릴 때 모든 문제가 시작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러한 확신 가운데서 사도바울은 계속 말씀합니다. 7절 말씀입니다.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저희 교단에 관계된 말씀을 하나 더 드리면, 오래 전부터 저희 교단의 교세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교세는 줄지만 모든 교회가 성장을 멈춘 것은 아닙니다. 그중 잘 성장하는 교회 목사님과 인터뷰를 해서 개 교회에 보낸적이 있습니다.

그중 늘 저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는 목사님이 계십니다. 목사님 성함도 알지 못합니다. 그 분은 간단히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Conviction (확신)입니다.”

그분의 뜻은 인간적 지혜에 대한 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사도바울이 보기에는 고린도 교회는 거꾸러 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그에게 하나님께 대한 확신을 멈추게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거꾸러 가면 갈수록 더욱 하나님께 대한 확신을 새로와졌던 것 같습니다. 사도바울은 확신 가운데 외칩니다. 8절 말씀입니다.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부르면서 각자의 일을 한 사람들에게 상이 주어질 것을 사도바울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일이 심는 일이던 물주는 일이던 상관 없습니다. 이는 한가지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했던 이 노래를 부르면서 일한 사람의 수고는 헛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의 결과가 도리어 고린도 교회 처럼 거꾸러 가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상관 없습니다. 그 수고는 헛되지 않습니다. 아니 헛 된 것 처럼 보이면 보일수록 더 확신이 더해진 것이 아닐까요?

 

개구리 울음소리가 낭자한 어느 저녁 꾀꼬리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자기 노래가 개구리 울음소리에 파묻혀 버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꾀꼬리는 하나님께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노래를 부르지 않으니 개구리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아니니?”

 

잔듸밭에 잡초가 나기 시작했다고 언젠가 잡초밭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잔듸씨를 뿌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금방 잡초밭이 되지 않을까요?

세상이 어두워 보여도 계속 심어야 합니다. 물을 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언젠가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십니다. 당신의 시간에 당신의 방법으로…. 그리고 이러한 확신을 가지고 심는 자와 물 준 자에게 하나님께서 상을 주십니다.

그런데 이런 확신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닙니다.

 9절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사실 사도바울은 자기의 일한대로 상을 받는다는 확신보다 더 큰 확신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동역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사도바울은 하나님께서 고린도 교회 안에서 일하고 계신 것을 보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밭 하나님의 집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고린도 교우들이 얼마나 문제가 많았습니까? 그런 사람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밭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도바울은 이런 확신을 갖게 되었을까요? 사도바울은 스스로 예수님의 보혈의 피로 하나님의 동역자가 된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울러 예수님의 보혈의 피로 고린도 교회가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으로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음도 확신한 것입니다.

 

두주전 월요일에 저희 교회에서 노회가 모였습니다. 보스톤 노회에 25개 교회가 있는데 노회대표들이 모여서 두 달에 한번씩 회의를 하는데 지난번에는 오랫만에 저희 교회에서 열렸습니다.

제가 인삿말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난 20년을 보스톤 한인교회에서 목회하면서 보스톤 노회를 섬겼는데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목회를 하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니 제가 20년간의 목회의 비결을 말씀드렸습니다.

“KCB is a great church. And the Presbytery of Boston is one of the best Presbyteries.”

그냥 인삿말로 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지금도 같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저희 교회 안에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저희 노회 안에 계시기 때문에….

제가 이런 말을 할수 있는 것은 사도바울의 본을 따르는 것뿐입니다.

 

지난 주 성령 강림주일로 지켰습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후 첫째 주일입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만에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제가 성령 강림 주일 후 첫 주일에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령을 받은 자들의 특징이 무엇이겠습니다. 이런 고백을 하는 자들이 아닐까요?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God works for us. God is good.”

 

notice하신 분들이 계실줄 압니다. 오늘은 강단 scarf를 하얀 색으로 장식했습니다. 지난주에는 빨간 색 scarf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 부활절부터 지지난주까지도 하얀색이었습니다. 하얀색은 축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부활절 후 지지난주까지 축제를 상징하는 하얀 스카프로 장식했고 지난주에는 성령의 뜨거운 강림을 상징하는 빨간색 스카프로 장식했습니다.

오늘은 다시 하얀 스카프로 장식했습니다. 성령의 임재를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초록색으로 장식이 될 겁니다. 초록색은 ordinary season을 뜻하면서 성장을 뜻하는 색깔입니다.

오늘까지 우리는 성령의 임재를 축하하며 예배를 드립니다. 진정 성령의 임재를 축하하는 자들은 심고 물주는 일에 동참하여야 합니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십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에게는 상이 예비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만약 내가’라는 시입니다.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 앓이를     If I can stop one heart

멈추게 할 수 있다면                     from breaking,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 shall not live in vain.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If I can ease one life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the aching,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or cool one pain,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or help one fainting robin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onto his nest,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 shall not live in vain.

 

 

교우 여러분,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신 교우 여러분,

평범해 보이는 일을 자주 자주 행하십니다. 그것이 심는 일이든 물 주는 일이던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상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은 하나님의 밭이요. 집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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