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류라고 해서 K-pop, K-drama뿐 아니라 이제는 K-food까지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음을 잘 아실줄 압니다. 한글이 만들어지지 않았더라면 오늘 전 세계인들이 과연 한국에 대해 요즘 처럼 관심을 갖진 않았을줄 압니다. 최근에는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요즘 한글의 창시자로 세종대왕을 더욱 존경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우리가 사용하는 오늘의 한글로 발전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필요했었는데 놀랍게도 외국인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무슨 뜻이냐구요?
세로쓰기로 내려오던 것이 외국인 선교사들로 인해서 가로쓰기가 되었고 더 중요한 것은 띄어쓰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일을 시작하신 분이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에서 중국으로 파송받은 John Ross선교사님이십니다. ‘조선어 첫걸음’이라는 책을 펴 내면서 가로쓰기와 띄어쓰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왜 로스 선교사님은 가로쓰기와 띄어쓰기를 생각해 낼수 있었겠습니까? 영어권 사람이기 때문이죠. 약 400년간 한글은 세로쓰기와 함께 붙여서 써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영어권 사람인 로스 선교사님은 영어처럼 가로쓰기와 띄어쓰기를 더하면 최고의 언어가 될 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한편 로스 선교사님 뒤를 이어서 미국 감리교에서 파송한 Homer Hulbert선교사님이 순 한글로 만들어진 최초의 교과서 사민필지를 편찬합니다.
이 두 분의 수고로 인해서 오늘의 한국 특히 한류가 전 세계를 뒤덮게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 두 분은 조선인들의 고정관념을 부수고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한 것입니다.
오늘 사순절 첫째 주일 예배로 드립니다. 사순절은 죄의 참회와 함께 절제 및 구제를 통해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절기입니다. 40일의 여정을 통해서 우리는 숨어 있는 죄성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은 새 사람이 되어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는 축복을 기대해 봅니다. 주님께서는 이번 사순절을 통해서 어떤 세계를 보여 주시기 원하시는지 말씀을 통해 한 주씩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고자 압니다.
주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신 후 첫번째 하신 일이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신 후 사탄의 시험을 이기신 일입니다.
그리고는 제일 많이 하신 일은 병을 고치시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이 기록된 마가복음을 보면 귀신 들린 사람, 열병에 걸린 베드로의 장모, 나병환자, 중풍병자를 고치십니다. 이처럼 병고침의 사역으로 공생애의 서곡을 장식한 후, 그리고는 열두 제자를 불러서 사도로 삼으십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한편 공생애를 시작하자마자 큰 시험이 왔는데 사람들이 예수님이 미쳤다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곧 귀신의 힘을 빌어서 저렇게 사람들을 고치고 있다는 소문을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오늘 본문 말씀의 배경입니다. 31절 말씀입니다.
“그 때에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와서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를 부르니.”
아니나 다를까 예수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찾아 나선 것입니다. 미쳤다는 소문을 들었으니…. 그런데 집에 사람들로 가득차 있으니 집 안에 들어오지는 못하고 밖에서 사람들에게 가족이 왔다고 전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예수님에게 가족이 밖에 왔다고 전합니다. 이에 주님께서 대답하십니다. 33절 말씀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물론 이 때 듣는 사람들도 귀를 의심했을줄 압니다. 그리고 서로 속삭였을지 모릅니다.
“정말 미쳤나봐….” 34, 35절 말씀입니다.
“둘러 앉은 자들을 보시며 이르시되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듣는 사람들을 어리벙벙하게 만드십니다. 물론 가족들의 가슴은 아련히 아파 오고요.
사실 주님은 지금 12사도를 세우시고 공생애를 정식으로 시작하시면서 당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말씀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온 세계가 한 가족이 되게 하기 위하여 주님은 지금 막 공생애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물론 가족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었지만 주님은 당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말씀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요즘 팬데믹으로 우리 모두 고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팬데믹으로 인해 아주 큰 고통을 치루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줄 압니다. 얼마전에 팬데믹을 통해서 새롭게 깨닫고 결심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보는 survey를 어느 기관이 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45% 사람들이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고 하면서 자주 가족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43%로 자신의 생각에 좀 더 귀 기울여야겠다고 했고, 42%가 휴가를 더 잘 가져야겠다고… 그리고 자신감을 더 잘 관리해야겠다고도 41%가 답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자신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이를 위해서 가족에 대해서 제일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팬데믹도 어떻게 보면 광야 시간인데 광야가 1년씩이나 지나서 그런지 관심은 자기 자신과 가족으로 향하게 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개인주의적이 되고 더 이기주의적이 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사실 이러한 유래 없는 팬데믹 가운데 우리는 사순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사순절 첫째 주일을 맞이한 우리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그러면 누가 이런 놀라운 주님의 뜻을 따라 행하는 자들이 될수 있을까요? 달리 표현하면 누가 온 인류를 보면서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행하여 한 가족이 되는 것을 바라고 꿈꾸는 사람이 될까요? 이러한 꿈을 꾼다면 이들이야말로 위대한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요즘 팬데믹으로 인해서 더욱 자기와 자기 가족만 생각하는 때를 우리가 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1년 동안 우주 정거장에서 생활했던 우주비행사 스캇 켈리는 아주 인상적인 말을 전해줍니다. 그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았을 때 이전과 색다른 눈으로 지구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주에서 지구를 볼 때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장벽도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지구에서 보는 지구와 우주에서 보는 지구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모습이 하나님께서 지구를 아니 미래의 인류를 보시는 모습이 아닐까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캇 켈리 우주인이 되어야 할까요? 대답은 yes & no.
먼저 no인 이유는, 우주인이 된다는 것은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 가능합니다. 오늘 함께 예배를 드리는 분들 중에 한 분이라도 나오면 많이 나오는 것입니다.
Yes인 이유는 우리도 우주인이 될수 있습니다. 스캇 켈리와 같은 우주인이 아니고 세상 밖으로 아니 하늘 높이 오를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사순절을 지키는 것입니다. 사순절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절기인 것입니다.
죤 로스 선교사님과 호모 헐버트 선교사님이 한글의 띄어쓰기를 시작한 이유는 그들은 다른 세계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영어권 세계에서 왔기 때문에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한글이 금방 눈에 띄인 것입니다. 그러면 이 사순절 기간에 어떻게 다른 세계를 경험할수 있을까요? 우리의 믿음의 선배들이 사순절을 다음의 말씀으로 시작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 3:19)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죽음을 생각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죽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죽음후에 펼쳐지는 진짜 세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세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높은 세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세상에 들어가게 되면 지금 세상도 달리 보인다는 것입니다. 온 세계가 한 가족이 되어 있는 최고의 세상으로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 팬데믹을 맞이하여 우리는 자꾸 죽음을 피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이기주의적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자기 가족만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결론을 내릴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하늘나라에서 오셨지만 이 땅에서 사실 때 당신의 죽음을 늘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 땅에서도 늘 하늘 나라를 맛보신 것입니다. 이 땅에서 당신의 죽음을 생각하심으로 하늘나라에서 보셨던 바로 그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보실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이 놀라운 축복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우리도 하늘 나라에서 세상을 보시는 주님의 경험에 동참할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죽음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한다면…. 어느덧 온 인류는 한 가족임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베네딕트 수도원의 규례 중에 하나가 매일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매일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놀라운 체험으로 연결되기에 이런 규례를 세운 것입니다.
주님은 공생애 기간 매일 당신의 죽음을 생각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온 세계가 하나가 되어 가는 꿈을 꿀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자들은 이웃 안에서 생명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웃을 향하여 외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들이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온 인류가 한 가족임을 보았던 분 중에 샤르댕 신부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썼습니다. 아마도 죽음을 누구 보다도 깊게 생각했던 분인 것 같습니다.
“몸에 하나둘 나이 먹은 흔적이 생길 때-그리고 이 흔적들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 때, 나를 조금씩 움츠러들게 하고 쇠약하게 하는 질병이 몸 안팎에서 생겨날 때, 나도 병들고 늙어 간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으며 두려움 속에 빠져들 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만들어 왔던, 알지 못하는 위대한 힘들의 손길 안에서 자신을 잃어 가고 있으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마침내 느낄 때! 이 모든 암울한 순간에, 오 하나님, 저로 하여금 알게 하소서. 그 모든 것을 바로 하나님께서 제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와 저를 하나님께로 데려가기 위해 저를 조금씩 분해시키는 과정임을!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도 저만큼이나 아파하고 계시다는 것을!”
이처럼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온 인류를 생각하시면서 아파하심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만드신 온 인류는 한 가족임을 보게 됩니다. 모든 사람으로 인해 아파하시기 때문입니다. 결국 온 인류가 하나님의 아파하심을 느끼며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다면 최고의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소원이십니다.
이를 위해 우리를 부르셨고 이를 위해 우리는 올해도 사순절을 지킵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요즘 제가 자주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한국의 순교자들과 함께 기적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이야기들을 방영하는 채널이 있습니다. 서울 구치소에서 간수로 일하시는 박효진 장로님이 계신데 감옥에서 회심한 분들의 아버지로서 감옥수들을 섬기시는 분이십니다.
한 번은 남편을 죽이고 시어머니까지 죽이려다가 발각이 되어서 사형선고를 받은 여죄수 이야기가 방영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구치소에서 자살 시도도 여러 차례 하곤 해서 늘 문제의 죄수였는데 어느 날 불교 신자 간수가 웬일인지 성경책을 방에 넣어 주었습니다. 할 일이 없다 보니 성경을 읽고 또 읽다가 드디어 성령에 사로잡혀서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많은 죄수들이 이 분 때문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한 간증을 합니다. 서울 구치소에는 외국인 죄수들도 들어 오는데 그들에게는 말로 전도는 되지 않지만 몸짓과 간단한 말을 건네곤 하는데 놀랍게도 예수님을 영접하더라는 것입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외국인에게 전도하니 한글은 몰라도 주님을 영접하더라는 것입니다. 죽음을 넘어선 곳에는 모든 인류가 언어를 초월해서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희 교회 올해 표어가 ‘이 모든 것을 보라’입니다. 주님은 이번 사순절을 통해 저희가 온 세계가 한 가족임을 보게 하시길 원하십니다. 이를 위해 주님은 광야 40일을 지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주님의 광야로 초대하십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