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안내
경상남도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이 대구의 중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대구까지 학교를 보내는 것은 쉬운 상황이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자식의 앞날을 위해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들은 68명 중에 68등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실망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성적표의 68등이라는 숫자를 1등으로 고쳐 아버지께 갖다 드렸습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갖고 고향으로 가는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 성적표를 내밀 자신이 없었었습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냥 있을수 없었던 것입니다.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석차 1/68로 고쳐 아버지에게 보여 드린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는 잘했더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1등을 했는가베 “하셨습니다. 친지들이 말하기를,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
당시 아버지는 처가살이를 했고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습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의 1등을 축하한다고 재산 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마을잔치를 연 것입니다. 아들은 자신의 거짓말 때문에 가장 큰 재산이었던 돼지를 아낌없이 포기한 아버지의 모습을 평생 죄책감으로 마음에 담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 이후 이 아들은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박사가 되고 대학교수가 되고 대학교 총장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결혼해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중학생이 된 어느 날 아들은 아버지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 아버지는 아들의 말을 막았습니다.
“알고 있었다. 그만해라. 손자 듣는다.” 경북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던 박찬석 박사의 이야기입니다.
무척 감동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이 이야기를 읽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버님이 아들이 자기를 속인 것을 아시고 젊잖게 타이르시면서 “얘야, 정직해야지. 꼴찌가 되도 좋으니 다음부터는 속이지 말라” 이렇게 말씀하셨어도 대단한 아버지일줄 압니다. 아들은 많이 반성했을줄 압니다. 물론 후에 대학 총장까지 될수 있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반면 아버지는 속는 척하셨습니다. 도리어 재산 1호인 돼지를 잡아서 거짓으로라도 1등 된 것을 축하했습니다. 결국 총장이 탄생케 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만 특별히 오늘 청지기 헌신주일 설교를 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물질의 저력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봅니다. 말로만 용서한 것이 아니고 물질로 용서를 하셨습니다. 한 사람을 뒤집는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오늘 청지기 헌신주일로 지킵니다. 청지기 헌신 주일로 지키는 이유는 물질의 저력을 새삼 새롭게 하며 더욱 주님의 충성된 청지기가 되기 위해 지키는 것입니다.
‘물질의 저력’이라고 표현을 하고나니 자본주의적 냄새가 물씬 나는 것 같습니다. 미국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듣는 소리가 있습니다.
“Money talks.”
물질의 저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고 있는 자본주의적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표현입니다. 저희 교회가 보스톤 노회에 속해 있는데 노회원들인 미국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표현입니다.
저희 교회가 종종 노회에 큰 헌금을 하곤 했습니다. 자선음악회 등 여러모로…. 그래서 저희 노회분들은 저희 교회가 얼마나 노회를 소중히 여기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money talks’.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가 하는 대화에 “Money talks”라고 들으시면 주님은 어떻게 반응하실까요? 고개를 저으실까요, 아니면 고개를 끄덕이실까요? 오늘 본문 말씀을 상고하며 함께 충성된 청지기가 되어가는 축복을 누리십시다.
오늘 본문 말씀의 내용은 잘 아시는 과부가 두 렙돈을 헌금하는 장면이 촛점이 되어 있습니다. 두 렙돈을 넣었는데 한 렙돈은 그 당시 6분간의 임금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한 시간의 10분의 일인 6분입니다.
계산하기 쉽게 요즘 매사츄세츠 minimum wage가 $13.50인데 평균 임금으로 시간당 $20로 생각해 보면 한 렙돈은 6분인 곧 1/10 시간의 임금으로 $2 정도 됩니다. 두 렙돈이라고 했으니 $4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과부는 $4을 헌금한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과부를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다고 칭찬하십니다.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4절 말씀입니다.
“저들은 그 풍족한 중에서 헌금을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한 중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 하시니라.”
여기에 주님의 초능력이 나타납니다. 주님은 과부의 재정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주님이시니 당연히 알수 있으셨을줄 압니다.
이로서 먼저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주님은 재정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으셨던 분이신 것 같습니다. 모든 면을 다 잘 아시겠지만 특별히 재정에 대해서 유별란 관심을 갖고 계셨던 분이십니다. 과부가 헌금을 하는데 과부의 재정 상황도 이미 다 알고 계신 것입니다.
이러한 것으로 볼 때 주님은 누군가 “Money talks”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셨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부의 재정 상황까지 아실 필요가 없으셨을줄 압니다.
그런데 주님은 단순히 “Money talks”에 고개를 끄덕일 정도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말씀을 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과부는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을 헌금하였음을 칭찬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이 주님의 말씀에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기록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추측은 할수 있습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말없이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는 평민들을 대상으로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본문말씀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이 말씀은 주님께서 공생애 마지막 곧 십자가를 지시기 바로 그 주간에 하신 말씀입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마지막으로 예루살렘 성에 들어 오셨는데 많은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적 지도자들과 다툼이 생깁니다. 주님도 인간인지라 마지막 1주일 얼마나 긴장하셨겠습니까? 하여튼 주님은 세상 권력자들을 더 이상 못 참게 되셨는지 제자들을 불러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20:46, 47절,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원하며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 회당의 높은 자리와 잔치의 윗자리를 좋아하는 서기관들을 삼가라.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니 그들이 더 엄중한 심판을 받으리라 하시니라.”
이처럼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외식하는 자들을 질타하셨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21:1절,
“예수께서 눈을 들어 부자들이 헌금함에 헌금 넣는 것을 보시고.”
과부들의 가산을 삼켜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헌금하고 있는 것을 보신 것입니다. 이 부자들이 곧 제사장들과 한 패가 되어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 사람들입니다.
하여튼 부자들은 아마도 십분의 일을 자랑스럽게 헌금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곧 율법대로 십일조를 드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부자들일수록 십일조 헌금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러니 이들도 이런 말들을 종종 들었지만 자기들은 부자이지만 십일조를 한다고 아주 뿌듯한 마음으로 헌금을 하였을 것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십일조를 드리는 부자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존경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전혀 이들에 대해서 존경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 않으십니다. 대신 이와 대조되는 장면이 눈에 들어 왔는데, 2절,
“또 어떤 가난한 과부가 두 렙돈 넣는 것을 보시고.”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주님께서는 과부는 전 재산을 넣었다고 칭찬하시는 것입니다.
과부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도 부자들과 권력자들에게 빼았기기가 일수였습니다. 그래서 이 날도 손에 쥐어 있던 것은 두 렙돈 요즘 우리 식으로 하면 $4입니다. 부자들이 내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하지만 손에 쥐어진 전부를 무슨 마음인지 다 드린 것입니다.
왜 두 렙돈을 다 드렸는지 궁금한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는 십일조를 떼어 놓지 못하고 생활비로 다 쓰고는 남은 것이 두 렙돈인데 어쩔수 없이 두 렙돈을 다 드렸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받은 액수가 너무 적어서 십일조를 계산할수가 없어서 아예 모든 것을 다 드렸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추측일 뿐이고 그래도 가장 신학적으로 정확한 해석은 전체 배경을 통해서 생각해 볼수 있다고 봅니다.
예수님은 과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계신 것이 아닐까요? 당신은 이제 공생애를 마치면서 십자가에서 마지막 입은 옷까지도 로마군인들에게 내어주고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로서 마지막 생을 마치는 당신의 모습 말입니다.
주님은 과부가 되셔서 마지막 두 렙돈 까지도 다 내어주실 것을 예언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요? 이를 오늘 본문 말씀을 잇는 말씀이 확증해 주고 있다고 봅니다. 5, 6절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성전을 가리켜 그 아름다운 돌과 헌물로 꾸민 것을 말하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보는 이것들이 날이 이르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당신이라는 성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무너질 것을 말씀하십니다. 두 렙돈으로 마련한 돌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질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주 청년헌신예배를 맞이하여 조은아 교수님께서 오셔서 은혜로운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특히 우리들의 누룩이 십자가를 가리지 않는 신앙생활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일조가 우리들의 누룩이 될수 있습니다. 십일조로 인해 교만해진다면 누룩입니다. 십일조는 구약의 율법이라고 이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누룩이 될수 있습니다. 십일조를 못해서 늘 주눅이 드는 것도 누룩이 될수 있습니다.
주님은 도리어 놀라운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십자가 앞에서는 작은 두 렙돈도 하나님께 상달이 되고 놀라운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당신의 마지막 두 렙돈도 내 놓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내 놓으신 바로 그 작은 두 렙돈이 우리들 손에 들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천리안’이라는 놀라운 그림이 있습니다. 화가는 지금 알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캔버스에는 앞으로 알에서 부화해서 언제가 하늘을 날 새를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수년을 내다보는 화가의 통찰력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화가의 모습이 바로 주님의 모습이고 아울러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청지기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주님은 과부의 두 렙돈을 통해서 펼쳐질 놀라운 세계를 보시기에 과부를 칭찬하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청지기들도 주님의 눈을 가지고 우리가 가진 것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들 손에 든 것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에게 남겨 주신 두 렙돈으로 간주하고 두 렙돈으로 인해 펼쳐질 신비스러운 세계를 그릴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처음 말씀드린 박찬석 총장님의 아버님은 두 렙돈의 신비를 알고 있었습니다. 아버님의 두 렙돈은 돼지 한 마리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뿐인 돼지 한 마리가 놀라운 일을 해 낼줄 아신 것입니다. 말썽꾸리기 아들을 총장이 되게 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온 세상을 두 렙돈의 신비로 가득차게 하시려고 몸소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십자가에서 남김 없이 주셨습니다. 모든 믿는 자들에게 두 렙돈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에게는 항상 두 렙돈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냥 작다고 소홀히 하지 마시고 두 렙돈의 잔치를 함께 펼쳐 가십시다.
말씀을 거둡니다.
1860년 영국 요크셔에서 올리버 에비슨이라는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서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왔지만 미국 정착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캐나다에 사는 외삼촌댁으로 가서 정착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33세에 토론토대학 의대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조선 선교사 언더우드가 안식년을 맞아 북미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학생들을 위하여 토론토로 초청했습니다.
집회후 언더우드는 에비슨 박사에게 한국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조선에 올 생각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에비슨은 하나님의 강한 부르심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늦출 필요가 없이 어린 세 아이와 뱃속에 있는 아이 곧 산모인 아내를 데리고 조선으로 건너 왔습니다.
조선에서 최초의 서양병원인 제중원을 미국 북장로교의 이름으로 인계를 받습니다. 그리고는 후에 미국으로 건너와서 5천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선교 대회에서 병원 후원을 받기 위한 연설을 합니다.
이 때 카네기 홀 제일 마지막 줄에 스탠다드 오일 회사 부사장 루이스 세브란스씨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조선의 병원 건축을 위해 1만불을 약속합니다.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그 동안 건축비는 많이 올라서 결국 세브란스 병원을 위해 총 4만5천불을 헌금하게 됩니다.
사실 요즘 세브란스 병원하면 돈을 많이 낸 세브란스 씨를 기억하게 되지만 더 소중한 분은 바로 에비슨 박사일줄 압니다.
에비슨 박사님에 대해 글을 쓴 송민호 목사님은 에비슨 박사의 업적을 세 가지로 나누는데 두 번째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는 한국인의 가능성을 보았다. 선교사가 빠질 수 있는 함정 중의 하나는 현지인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로 에비슨은 백정 박성춘의 아들인 박서양이 충분히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를 의사로 만들고 맙니다. 1회 졸업생 7명 중에 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조선시대 백정의 위치를 잘 아실줄 압니다. 천민 중에 천민 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두 렙돈이 주어진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도 당신에게 두 렙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진 두 렙돈을 소중히 여기는 자들은 이웃의 손에도 두 렙돈이 쥐어진 것을 믿고 서로 존경하며 그래서 함께 놀라운 일을 펼쳐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두 렙돈을 가진 청지기이기 때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Money talks.”
천리안을 소유한 청지기가 되십시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저들은 그 풍족한 중에서 헌금을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한 중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 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