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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III)” 민수기 36:5-13 (2024/12/29)

현재 뉴욕 퀸즈장로교회 담임이신 김성국 목사님이 계십니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한 때 한국에서 목회하실 때입니다. 큰아드님이 미국에서 유학 중 일년에 한두 번 한국을 방문하곤 하였는데, 방문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가는 날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대전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아빠, 곧 목사님이 아들에게 자상스런 가르침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 내용의 요점은 바로 “아들, 이 다섯가지만 고치면 너는 앞으로 훌륭한 목회자가 될 수있다”였습니다.

그 당시 신학 공부를 하면서 어느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로 사역하던 아들에게 너무 시의적절한 가르침으로 생각해서 그 다섯 가지를 버스 안이라 작은 목소리로 그러나 거침없이 전해 주었다고 합니다.

아들은 당연히 말없이 듣고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탑승 수속을 하고 탑승장을 향해 같이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아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에 감격해서? 아니면 부모를 떠나 다시 미국으로 가자니 슬퍼서…?

의아해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자그마한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아빠, 저에게 칭찬 한 마디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오늘은 송년주일예배로 드립니다. 일년을 보내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일년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칭찬일까요? 말씀을 상고하며 함께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제 개인적으로는 지난 30년간 한 번도 설교 본문으로 삼은 적도 없고, 아니, 제 기억이 맞는다면 한 번도 이 본문으로 설교를 들어 본적도 없습니다. 아마 교우 여러분도 거의 이 본문 말씀으로 설교를 듣는 것은 처음일 줄 압니다. 그러면 큰 기대를 가지고 말씀을 살펴볼까요?

 

오늘 본문 내용을 이해하려면 민수기의 내용을 좀 알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물론 본문이 민수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늘 본문의 위치가 민수기의 제일 마지막이기 때문에 더욱 민수기 전체를 아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치고는 내용이 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의 이야기로 마치는데 엔딩치고는 좀 어색해 보입니다. 이들은 유명한 영웅들도 아닌데…. 곧 우리는 오늘 본문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느닷없이 이 평범한 딸들의 이야기로 민수기를 마치는지 이해를 해야 합니다.

 

먼저 왜 타이틀이 ‘민수기’가 되었는지 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래 원어 성경 타이틀은 ‘광야에서’입니다. 그런데 후에 타국어로 번역이 되면서 ‘민수기’ 곧 ‘Numbers’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한 마디로 숫자가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두 숫자가 나오는데, 1장에는 출애굽 당시 군인으로 나갈수 있는 장정들의 숫자가 지파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총 숫자는 603,550명이었습니다. 한편 광야 40년을 마칠 때쯤 가나안 건너편 모압 광야에서 센 숫자는 601,730명입니다.

출애굽 시작보다 약 2,000명쯤 줄었습니다. 광야 40년 동안 인구 감소가 일어난 것입니다. 2,000명 가량 준 숫자로 가나안 땅을 정복하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결국 민수기 기자는 출애굽 당시 보다는 2,000 명 가량 줄었지만, 이 숫자로도 충분히 가나안 땅에서 승리할 것을 내다보고 기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60만 대군이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한국에서 군대생활할 때 한국군은 60만 대군이라고 하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이 숫자면 ‘충분하다’입니다. 비록 처음보다는 줄었을지라도….

 

그런데 저의 이야기를 계속하면 저는 60만 대군 중에 육군에 속해 있었고 그중 포천군 이동면에 있는 공병여단에 속해 있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60만 대군도 각자의 위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스라엘은 12사단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왜? 12지파가 한 부대 단위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4장에는 12지파의 지도자들 이름이 나옵니다. 사단장들의 이름이라고 할까요? 자 이것이 바로 민수기입니다. 60만 대군이 12 사단으로 이루어져 이제 막 가나안 정복 준비를 완료한 것입니다.

 

이처럼 전력을 가다듬는 아주 중요한 책인데 왜 마지막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을까요? 아들들의 이야기도 아니고 이 당시에는 사람 취급도 못 받는 딸들의 이야기로 마치고 있을까요? 아마 이들의 이야기가 전력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꼭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전체 내용을 염두에 두시고…, 마지막 몇 절을 다시 봉독해 드리겠습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니라. 슬로브핫의 딸 말라와 디르사와 호글라와 밀가와 노아가 다 그들의 숙부의 아들들의 아내가 되니라. 그들이 요셉의 아들 므낫세 자손의 종족 사람의 아내가 되었으므로 그들의 종족 지파에 남아 있었더라.” (10-12)

 

이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민수기 저자는 12지파 중 가장 평범한 지파 중 하나의 이야기로 마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가장 평범한 므낫세 지파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자기 지파를 얼마나 신경쓰고 관리를 하였는지를 엿보게 하는 이야기로 마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앞으로 있을 전쟁에 준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준비 과정에 큰 역할을 슬로브핫의 딸들이 담당했다는 것입니다.

실은 이들의 이야기는 27장에 먼저 나옵니다. 이들의 아버지는 일찍 죽었습니다. 그런데 아들도 없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딸들에게는 유산이 가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놀랍게도, 아니 감히 모세에게 찾아 옵니다. 모세에게 탄원합니다. 자기들 아버지는 죽고 아들은 없고 딸만 다섯 있는데 아들이 없기에 아버지의 유산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고아인 자기들이 차지할 하나님의 약속의 분깃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당돌한 이들에게 모세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모세가 하나님께 아룁니다. 그리고는 모세가 하나님의 응답을 전해주는데, 딸도 아버지의 유산을 받을수 있다고 전해줍니다. 이들에게도 하나님은 약속의 분깃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요즘 딸들도 유산을 받고 있는데 이는 실은 담대한 슬로브핫의 딸들이 문을 열어 놓은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여튼 이것을 보고 므낫세 지도자들은 많은 것을 생각케 되었을 것입니다.

한편 이는 27장에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마지막 장 36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슬로브핫 딸들이 모세에게 찾아 온 것이 아닙니다. 므낫세 지파의 지도자들이 찾아 왔습니다. 슬로브핫 딸들에게서 배운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찾아 온 것입니다. 이들이 생각해 보니 만일 슬로브핫의 딸들이 므낫세 지파가 아닌 다른 지파의 남자들에게 시집을 가면 딸들의 재산이 다른 지파로 넘어가게끔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므낫세 지파의 땅이 남의 지파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딸들도 자기 아버지의 유업이 다른 지파로 넘어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에 모세가 어떻게 답변을 하죠? ‘너희는 너무 이기적이다.’? 또 다시 의외의 반응입니다. 5절,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요셉 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

요셉 자손이 바로 므낫세이기에 요셉 자손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슬로브핫의 딸들은 므낫세 지파 남자와 결혼하게 합니다. 9절,

“그 기업이 이 지파에서 저 지파로 옮기게 하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 지파가 각각 자기 기업을 지키리라.”

 

이로서 하나님께서는 12지파를 모두 소중하게 여기시고 계심을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 하나님의 전략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12 사단이 모두 든든한 사단이 되어서 가나안 정복을 하길 원하신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모든 12사단 앞에서 므낫세 사단을 칭찬하는 것입니다. 므낫세 사단은 자기네 사단의 소중함을 알고 모세에게 아뢴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은 므낫세 지파를 칭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슬로브핫의 딸들이었습니다. 자기들의 소중함을 인정해 달라고 모세에게 요청한 것입니다. 자기들에게 속한 하나님의 약속을 믿은 것입니다. 이를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들어 주심으로 이들을 칭찬하였습니다. 결국 이름도 없는 슬로브핫의 딸들로 인해서 므낫세 지파는 든든히 세워졌고 결과적으로는 가나안 정복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준비하면서 Rosa Parks여사가 생각이 났습니다. 알라바마에서 흑백차별이 심할 때 버스 안 백인 좌석에 앉았습니다. 이로 인해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Rosa Parks가 일으킨 불꽃을 이어 받은 사람이 바로 Martin Luther King목사와 그 일행입니다. 이들은 바로 므낫세 사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곧 슬로브핫의 딸들은 Rosa Parks와 같은 이스라엘의 영웅인 것입니다. 영어로는 unsung heroine들인 것입니다.

 

실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제일 앞장선 세 지파가 있습니다. 여호수아 4:12,

“르우벤 자손과 갓 자손과 므낫세 반 지파는 모세가 그들에게 이른 것 같이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들보다 앞서 건너갔으니.”

 

이 세 지파는 사실 가나안 땅에 땅을 차지하지 않고 요단 동쪽 땅을 분배 받았습니다. 가축들이 많아서 푸른 초장이 많아 보이는 이 곳을 원한 것입니다. 그들은 가나안 땅을 차지하지 않는 대신 가나안 땅을 쳐들어 갈 때는 다른 지파들 보다 먼저 들어 갔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세 지파 모두 자기의 짐을 질 뿐 아니라 서로의 짐을 먼저 지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가나안 땅을 밟은 것입니다. 그 중에 므낫세 지파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민수기 저자는 므낫세 지파의 이야기를 제일 마지막에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저희 교회 표어가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였습니다. 원래 갈라디아서 6장 말씀인데, 몇 번 말씀드렸습니다. 6장에는 두 가지 짐에 대한 단어가 나오는데, 각자의 짐을 뜻할 때는 ‘폴티온’이란 단어를 썼고, 서로의 짐을 뜻할 때는 ‘바레’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곧 사도바울은 두 가지 짐을 밸런스있게 잘 지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올해 저희 교회 표어에서 나오는 짐은 당연히 ‘바레’입니다. 이웃의 짐을 나눠 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혹시 각자의 짐을 소홀히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함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오늘 므낫세 지파의 이야기는 폴티온을 잘 지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슬로브핫 딸들이나 므낫세 지파 지도자들이나 결코 이웃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이웃이 도와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자기들의 사정을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께 아뢰었습니다. 자기들의 짐을 스스로 진 것입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들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칭찬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칭찬으로 인해 그들은 신나게 가나안 땅의 정복 사역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어느덧 이스라엘의 영웅들이 되어 간 것입니다. 이들은 남의 짐도 지는 영웅 지파가 되어 갑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슬로브핫의 딸들이었습니다.

 

곧 폴티온과 바레는 함께 가는 것입니다. 왼손이 폴티온이라면 오른손이 바레라는 것입니다. 이 때 우리는 약속의 땅으로 힘차게 달려 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작은 폴티온입니다. 이를 보여준 사람들이 슬로브핫의 딸들인 것입니다. 이들은 자기 가문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기 가문이 없이는 므낫세 지파가 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므낫세 지파 없이는 이스라엘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자, 이들이 바로 영웅들입니다.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 자들입니다. 그러기에 바레도 지는 사람들이 되어 갑니다.

 

교우 여러분,

하나님의 칭찬을 받길 원하십니까? 여러분의 소중함을 주장하십시요. 하나님 앞에서…. 아울러 교회의 소중함을 기억하십시요. 민족의 소중함을 자랑하십시요. 국가의 소중함을 인정하십시요.

여러분의 약속의 분깃을 주장하십시요. 하나님의 칭찬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소중한 이웃의 짐을 지십시다. 하나님의 더 큰 칭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영웅들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되는 길을 십자가를 지심으로 활짝 열어 놓으셨습니다. 요한복음 14: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

 

교우 여러분, 주님을 믿으십니까? 주님은 우리가 주님보다 더 큰 일을 하길 원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이, 이웃이, 직장 사람들이, 심지어 보스가, 성도가 무시해도 여러분의 소중함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칭찬하십니다. 주님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영웅으로 삼기 위해 사람들의 칭찬 대신 모독을 받으며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최근 유튜브로 KBS신임 아나운서들이 연수를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합평회’라는 것이 있는데 선배 아나운서 5, 6명이 신임 아나운서들을 비평하는 자리입니다. 사정 봐 주지 않고 신랄하게 쏘아붙이니 어떤 아나운서는 그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합니다.

어느 선배 아나운서는 뒤에 앉아있다가 함께 눈물을 흘립니다. 자신의 2년전의 모습이 생각나서…

저는 그 프로를 본 후 저런 평가를 받고 누가 살아남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그 와중에도 자신의 소중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성공한 아나운서가 되어 회사에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2024년도 어떠했습니까? 매일 매일 칭찬을 들으면서 사셨습니까? 칭찬보다는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을 더 많이 들으면서 지내지 않았습니까? 처음 소개한 어느 목사님 아들처럼…. 실은 아버지이니 감히 칭찬해달라고 하지, 누구에게 가서 칭찬해 달라고 할수 있을까요?

슬로브핫의 딸들을 본받으십시다. 칭찬은 못 들었어도 자신의 소중함을 지키십시다. 교회를 세우고 민족을 살리고 국가에 기여하는 자들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자들을 2025년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5년의 가나안 땅은 여러분과 같은 영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4년도 어떤 일이 있었을지라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자들이 칭찬받는 영웅들입니다. 이들 주위에는 므낫세 사단이 생겨납니다. 므낫세 사단은 짐을 서로 지는 사람들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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