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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날짜 : 2012.04.29
설교자 : 이영길 목사
제목 :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성경본문 : 누가복음 24장 36-4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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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탄 바우쳐(Graetan Boucher)라는 캐나다 출신 동계올림픽 스케이트 선수가 있습니다. 캐나다 시골 출신 선수인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스케이트 선수가 되기에는 신체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었습니다. 안짱 다리와 짧은 키의 소년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의 집은 무척 가난했습니다. 스케이트를 사줄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밤새워 대나무와 노끈을 엮어 스케이트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들의 머리맡에는 대나무 스케이트와 편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엄마는 네가 얼마나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케이트 하나 사줄 돈이 없어서 가슴이 너무 아프구나. 대나무 스케이트가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참아다오. 엄마가 열심히 일해서 연말에는 꼭 진짜 스케이트를 사 주마.”
그리고 편지의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덧붙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일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엄마는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해주고 싶단다. 사랑한다. 아들아.”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을 받은 소년은 후에 금메달리스트가 됩니다.

안짱 다리와 짧은 키 그리고 스케이트 하나 살수 없던 가난도 결코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을 이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인해 소년은 어릴 때의 꿈을 이루고 만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잊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밤새 대나무와 노끈으로 스케이트를 만드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렇다면 사실 소년의 꿈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만든 것이 아닐줄 압니다. 어머니의 꿈이 소년의 꿈을 이루게 한 것인줄 압니다. 그래탄 소년은 정말로 행복한 소년입니다. 꿈의 어머니를 모셨으니 말입니다. 훌륭한 어머니를 모셨을 때 이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 가는데 훌륭한 어머니와 비교도 안 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는 우리들의 삶은 어떻게 되어 갈까요?
오늘은 부활주일 후 세번째 주일예배로 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들을 향하여 어떤 꿈을 갖고 계신지 말씀을 상고하며 은혜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이 말을 할 때에”로 시작을 합니다. 36절을 보니,
“이 말을 할 때에 예수께서 친히 그들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시니.”
간단히 말씀드리면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주님을 만난 후 다시 예루살렘으로 달려 왔습니다. 제자들이 모인 곳에 찾아가서 제자들에게 자기들이 주님을 만났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 말을 할 때에 주님께서 친히 문을 꼭 닫고 집 안에 숨어 있는 그들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이 때 제자들이 무척 놀라고 어떤 제자들은 영으로 아니 귀신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문을 꼭 닫고 있는데 나타나셨으니…. 이에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38, 39절 말씀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 줄 알라 또 나를 만져 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
그리고는 주님께서 손수 손과 발을 보여주십니다. 손과 발에 무엇이 있었겠습니까? 못자국 난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제자들이 기뻐합니다. 41절 이하 말씀입니다.
“그들이 너무 기쁘므로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랍게 여길 때에 이르시되 여기 무슨 먹을 것이 있느냐 하시니 이에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드리니 받으사 그 앞에서 잡수시더라.”
제자들은 자기들 앞에서 생선을 잡수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것입니다. 제자들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코메디언이 되신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다. 예수님은 두 가지를 보여 주십니다. 하나는 손발에 있는 못자국 또 하나는 생선을 드시는 모습. 세상에 이처럼 웃기는 모습이 어디 있겠습니까? 못자국이 남아 있는 양손으로 생선을 들고 먹고 있습니다. 손발에 못자국을 낼 때는 더 이상 생선을 못 먹는 죽은 자로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닙니까? 이에 주님은 제자들에게 생선을 먹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아 봤자라고 세상을 향하여 놀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부활의 주님은 “요것 봐라. 놀랍지.” 하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그러면 잠시 코메디언으로 나타나신 예수님의 부활하신 몸은 어떤 몸인지 살펴 볼까요. 먼저 생선을 잡수셨습니다. 우리와 같이 무엇을 먹을수 있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완전히 우리들과 똑 같습니다.
반면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갑자기 예수님이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신 것이 아니라 가운데 홀연히 나타나신 것입니다. 이 점은 우리들 육신을 가지고 있는 자들과 다릅니다.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으십니다. 우리와 같은 것 같지만 다릅니다. 이것이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여튼 이와 같이 부활의 신비한 몸을 입으시고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는 생선을 드신 입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44절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 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그 다음 45절 말씀이 중요합니다.
“이에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그 동안 아무리 말을 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처지였습니다. 아니 각자 자기 나름대로 말씀을 잘 알아들었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각자가 자기의 꿈대로 주님의 말씀을 해석했었던 것입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 저희 형이 미국에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수표를 보내왔습니다. 저희 가족중 한 사람을 위해서 쓰라고 보내왔습니다. 한참 후에 또 편지와 함께 수표가 날라왔습니다. 저는 당연히 이번에는 나를 위해서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며 열어 보았습니다. 저를 위한 수표였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어머니의 음성이 들립니다.
“영길아, 자세히 읽어 봐 너를 위한 것이 아니야.”
천천히 읽었더니 저에게 보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저의 꿈대로 편지를 읽어 내려 간 것입니다.
매한 가지입니다. 제자들은 각자 자기의 꿈을 가지고 주님을 좇았고 주님의 말씀도 자기의 꿈에 따라 해석했습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부활이었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보았을 때만이 자기의 꿈이 아닌 주님의 뜻대로 주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지 못 했을 때는 늘 자기 마음대로 성경을 해석했던 것입니다. 이제 자신들의 꿈을 지우고 말씀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주님은 당신의 꿈을 말씀하십니다.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또 그의 이름으로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이제야 비로서 주님은 당신의 꿈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제자들이 주님을 향한 꿈은 각기 다 달랐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제자들을 향한 꿈은 하나였습니다. 부활의 놀라운 역사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손목에 못자국 흔적을 안고 생선을 먹는 당신의 모습의 증언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이제 제자들에게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숙제가 주어진 것입니다. 자기들의 꿈은 다 지워버리고 웃기는 부활의 주님이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마 제자들은 어떻게 부활의 주님의 증인이 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주님의 꿈은 당신의 제자들만을 위한 꿈이 아닙니다. 부활절을 갓 지난 이때 바로 우리들을 향한 주님의 꿈이 아니겠습니까? 한편 쉽게 생각하면 쉽습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되면 됩니다.

배우들이 배역 그 자체에 동화되어 몰입하는 연기를 메소드 액팅(method acting)이라고 합니다. 배우가 극중 인물과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배우 김명민은 잔인한 루게릭병 환자 역을 소화하기 위해 석 달 보름간 독방생활을 하며 체중을 무려 20kg이나 줄였다고 합니다. 한편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그 캐릭터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실마리가 잡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되면 됩니다. 그러면 주님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죠? 손목에 못자국을 내고 생선을 먹는 연습을 하면 되나요?
우리는 루게릭병 환자 흉내는 낼 수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흉내는 낼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해서 이순신과 비슷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손목에 못자국을 내고 생선을 먹는다고 해도 주님의 증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곧 우리 힘으로는 주님의 증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것을 모르셨겠나요?
이 모든 것을 잘 아시는 주님께서 마지막으로 말씀하십니다. 49절 말씀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 하시니라.”
주님은 아무 대책 없이 제자들을 부르시고 당신의 꿈을 말씀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주님은 누구보다도 철저한 분이십니다. 주님은 당신의 꿈을 이루시기 위하여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주님은 부활하신 후 40일동안 땅위에 계셨습니다. 그리고 승천하신 후 10일만에 성령을 보내십니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실로 부활의 증인이 되어 갑니다.
‘성령을 받고 어떻게 하라’ 말씀하시지 않으십니다. 단지 성령의 능력으로 입힘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씀만 하십니다. 성령을 받은 인간이 바로 부활의 증인이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교우 여러분,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부활의 증인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이미 되었기 때문입니다. 승천하시기 전 예수님처럼 된 것입니다.
다시 두 모습을 비교해 볼까요? 예수님이 육신을 입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이셨습니다. 제자들은 어떠합니까? 인간의 육신을 입고 있습니다. 잠시 후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을 받게 됩니다. 두 모습은 유사하지 않습니까?
곧 성령을 받은 모든 자들은 바로 승천하시기 전 예수님 그 분의 상태가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꿈입니다. 이것도 웃기는 일이죠. 당신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승천하시기 전에 모습으로 이 모든 일에 증인이 되는 것이 바로 주님의 꿈입니다. 승천하신 후 성령을 보내주심으로 이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어떤 연고인지 당신이 직접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을 찾아가시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을 아는 자들에게만 찾아 다니셨습니다. 당신을 모르는 자들을 찾아 가는 일은 이미 당신을 알고 부활의 주님을 만난 자들을 통해 찾아 가십니다. 그들에게 성령을 부우신 후 찾아 가십니다. 그들을 승천하시기 전 당신의 모습으로 만드신 후 찾아 가십니다. 그들을 웃기는 존재로 만드신 후 찾아 가십니다.
교우 여러분, 그러면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몸은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도 어느새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소유한 자가 되어 간 것입니다. 승천하시기 전 주님의 모습이 된 것입니다. 우리도 재미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손목에 못자국을 그릴 필요가 없습니다. 두 손으로 생선을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육신 안에 성령이 함께 하시니 말입니다. 주님의 꿈이 우리 안에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성령의 인도하신 따라 사는 것이 바로 증인된 삶입니다. 성령은 늘 재미있게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꿈이 우리 안에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도 웃기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손목에 못자국을 그릴 필요가 없습니다. 두 손으로 생선을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육신 안에 성령이 함께 하시니 말입니다. 이제 성령의 인도하심따라 사는 것이 바로 증인된 삶입니다. 성령님은 재미있게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라는 조각을 잘 아실줄 압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어머니 마리아가 안고 있는 장면을 조각한 작품입니다. 현재는 베드로 대성당에 전시되어 있는데 조각을 보호하기 위하여 멀리서 보게만 한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72년 성령강림절에 한 사람이 나타나서 조각을 망치고 부섰습니다. 그 후 약 1년간 많은 조각가들이 힘을 합해서 다시 복귀를 해 놓았다고 합니다.
사실 부순 사람은 정신이상자였는데 망치로 부수면서 “I am Jesus Christ”외쳤다고 합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 우편에 계신 주님은 지금 베드로 대성당에 놓여진 그 조각을 보시고 좋아하시고 계실까요? 도리어 많은 부족함이 있지만 우리들을 보시고 좋아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우리에게서 당신의 모습을 보고 계시지 않을까요? 당신을 닮은 우리들을 보시고 환히 웃고 계시지 않으실까요? 확실한 것은 주님은 이 시간 함박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에 증인이라.”

말씀을 거둡니다. 올 해 사순절 묵상집에 보면 이해인수녀의 시가 부활주일을 위한 묵상으로 소개되어져 있습니다. 몸에 십자가의 흔적을 안고 아울러 생선을 입에 물고 있는 시인의 모습을 느낄수 있습니다. 제목은 부활축시 ‘이제 당신 오시어’입니다.

세상은 무겁고 죽음은 어둡고 슬픔은 깊었습니다.
절망의 벼랑 끝에 눈물 흘리던 시간 위엔
고통의 상처가 덧나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당신이 오시어 우리를 부르십니까.
두렵고 황홀한 번개처럼 오시어
우주를 흔들어 깨우십니까.
차가운 돌무덤에 갇혔던 당신이 따뜻하게 살아오시어
세상은 잃었던 웃음을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기뻐서 하늘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순간들이
부활의 흰 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날마다 조금씩 아파하는 인내의 순간들이
부활의 흰 새로 날아오르게 하소서.
예수께서 직접 봄이 되고 빛이 되어 승리하신 이 아침
아아, 이젠 다시 살아야겠다고
풀 물이 든 새 옷을 차려 입는 처음의 희망이여, 떨림이여……

교우 여러분, 주님의 꿈이 우리 안에 이루어졌습니다. 함께 주님을 닮은 웃기는 멋진 코메디언이 되십니다. 우리는 승천하시기 전 주님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친히 그들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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