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베드로

날짜 : 2008.04.20
설교자 : 이영길 목사
제목 : 그리운 베드로
성경본문 : 마태복음 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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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Millie)라는 켄사스(Kansas)에서 자란 소녀가 있었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총명한 어린이었습니다. 세계1차 대전 때 많은 유럽의 젊은이들이 부상당하는 것을 보고는 간호사가 되길 결심합니다. 결심대로 전쟁 중에 간호사가 되어서 부상당하는 군인들을 돌보았습니다. 전쟁이 끝났을 때 밀리는 의사가 되길 결심합니다. 콜럼비아(Columbia) 의과대학에 입학합니다. 1920년 첫 학년을 마치고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가족을 방문합니다. 생전 처음으로 비행기?탔습니다. 타는 순간 비행기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저는 결심했습니다. 저는 파이롯이 되기를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의과대학으로 다시 돌아 가지 않았습니다.

다음 해인 1921년 첫 비행을 하였습니다. 그 후 많은 기록을 남깁니다.

*1928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서양을 건너는 비행기를 탑니다.

*1930년, 181.8마일의 속력으로 비행을 합니다.

*1932년, 여성으로서는 대서양을 처음 운전하여 건넙니다.

*1935년, 오클랜드 켈리포니아(Oakland California)와 하와이(Hawaii)를 비행한 첫 파이롯이 됩니다. 남녀를 다 포함해서.

밀리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 특별한 여인이구나 생각이 듭니다. 한 때는 이웃을 돕기 위해 간호사도 되고 의사가 되기 위해 그 힘든 콜럼비아(Columbia)의과대학을 들어 갑니다. 그러나 한 순간 그의 삶이 뒤바뀌어 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밀리는 날고 싶었습니다. 한 번 날고 나니깐 날고 싶은 충동이 그녀를 사로 잡았습니다.

미국의 해군사관학교로 네이벌 아카데미(Naval Academy)가 있습니다. 저의 친구 아들이 현재 사관학교를 다니는데 꿈이 파일럿(pilot)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Naval Academy에서 성적이 제일 좋은 학생들만 파일럿이 될수 있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해군 사관학교인데 성적이 제일 좋은 학생들이 배를 타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해군 전투기 파일럿이 되는 것을 해군사관학생들은 제일 소망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날고 싶은 것같습니다. 모두 날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데 매력을 느낍니다.

우리는 나는데 매력을 느끼는 반면 넘어지는 것을 싫어 합니다. 하긴 넘어지는 것을 좋아 해도 문제긴 하겠죠. 툭하면 길에서 넘어지면 어떡하겠습니까? 그것도 자기가 좋아서 넘어진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될 것이고…. 우리는 날기는 좋아하지만 넘어지는 것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크리스챤의 삶은 어떤 삶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삶, 아니면 넘어지는 삶? 당연히 나는 삶이겠죠. 그렇지 않고는 누가 크리스챤이 되겠습니까?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이 해답을 얻기 위해서 예수님의 수제자의 삶을 살펴보면 되겠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게 되면 해답은 금방 나올줄 압니다. 예수님의 수제자는 누구나 다 잘 아는 베드로입니다. 베드로는 나는 삶을 살았을까요? 넘어지는 삶을 살았을까요? 본문말씀을 상고하며 함께 은혜를 나누고저 합니다.

예수께서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보셨습니다. “사람들이 인자를 (나를) 누구라 하느냐 ?”

제자들이 대답합니다.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

이에 수제자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

이에 예수님은 들어 보지도 못한 최고의 축복의 말씀을 하십니다.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베드로 자신도 놀랐겠지만 열한제자들도 놀랐을 것입니다. 자기들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베드로인데 떠벌이 베드로인데 실수가 많은 베드로인데 어쩌다가 말한 것이 들어 맞은 것뿐이데 예수님은 지금 최고의 축복의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그 축복의 말씀 중 십분의 일이라도 받으면 좋을상 싶습니다. 그런데 이미 예수님은 온통 줄수 있는 축복을 베드로에게 다 주어 버렸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제자가 되는 순간입니다. 열한 제자들은 이 시간 이 후로 베드로가 수제자가 된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베드로는 지금 자기가 예수님께 인정 받은 것을 생각하면서 신나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제자들은 속이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깐, 주님께서 끔찍한 말씀을 하십니다. 당신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할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가르치셨습니다. 이에 떠벌이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말합니다.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단아 내 뒤로 물러 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예수님의 수제자가 졸지에 사단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마 열한 제자들은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제 베드로는 축출이로구나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생활하지 못하겠구나 .’ 사실 말이 많으면 사람들의 마음을 자기도 모르게 상하게 할적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재미있는 농담으로 한다 할지라도 때로는 이웃이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떠벌이 베드로로 인해서 많은 친구 제자들이 마음이 상하곤 하지 않았을까요? 친구들은 베드로가 축출되길 바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축출 되었을까요? 그 해답은 여러분 모두 잘 아실줄 압니다.

지난 번 한국을 방문 중에 저의 고향 교회라고 할수 있는 영락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옛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저의 친구 부인이 급히 저에게 오면서 한 목사님을 소개시키는 것입니다. 알고 보았더니 얼마 전까지 저희교회를 섬기시다가 한국으로 떠난 배요한 목사님의 친구 분이었습니다. 한 번 저희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인사하였습니다. 인사가 끝난 뒤 저의 친구가 “저 목사님은 베드로반을 맡고 계시는 목사님이신데 우리 부인이 베드로반 권사야”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제는 베드로반이라는 것이 생겼구나 그냥 단순히 생각했습니다. ‘베드로반,’ 그럴싸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저는 ‘베드로처럼 예수님의 수제자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모이는 반이로구나’ 금방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 부인이 옆에 있더니 아마도 제가 베드로반에 대해 감을 못 잡고 있다고 생각했던지 입을 열었습니다. “베드로반은 재수생들을 위한 반이예요.” “아니 베드로가 재수한 적도 없을텐데 왜 재수생들 반을 베드로반이라고 부르지…?” 제가 혼자서 의아해 하고 있는데 계속 말소리가 들려 옵니다. “베드로가 실수를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재수생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베드로반이라고 불러요. 저의 딸도 베드로반 출신이예요.”

베드로는 이미 넘어지는 자의 표상으로 전 세계 교인들이 추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는 실패한 자들의 희망이 되어 있구나 새삼 느껴 보았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우리들의 소망이라고 고백하곤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진실로 우리들의 소망이 되기 위해서는 실패자를 수제자로 삼으셨습니다. 이 것이 주님의 놀라운 지혜입니다. 실패자를 당신의 수제자로 삼으심을 통해서 진실로 우리들의 소망이 되신 것입니다. 만일 실수하지 않는 사람을 수제자로 삼으셨더라면 기독교가 오늘의 기독교가 될수 있었을까요? 예수님의 수제자는 넘어지는 자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넘어지는 자를 예수님께서는 수제자로 삼으셨습니다. 잘 넘어지는 자, 즐겨 넘어지는 자들이 예수님을 바로 섬기는 자들인가 봅니다. 베드로는 이 후로도 자주 넘어졌습니다. 잘 아시는대로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붙잡히시기 전에 장담합니다.

“다 주를 버릴찌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 .”

그런데 결과는 어떻습니까? 또 넘어졌습니다. 그뿐인가요? 지난 번 부활주일 설교 “베드로의 눈물”을 통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베드로는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서도 또 다시 옛 직업으로 돌아 갑니다. 고기잡이로 돌아 갑니다. 또 다시 넘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넘어진 베드로를 또 다시 찾아 가신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부활 승천 하신 후에는 더 이상 실수를 안했을까요? 갈라디아서에 보면 베드로가 외식하다가 곧 위선하다가 사도바울에게 혼납니다. 이방인들과 밥을 먹다가 유대주의자들 소위 말해서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오니 도망간 것입니다. 이것을 바울에게 들켰습니다.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에도 그 버릇 어디 갑니까? 또 넘어진 것입니다. 위선이 제일 나쁜 죄중에 하나인데 베드로가 위선자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위선자인 베드로를 수제자로 삼았습니다.

베드로는 재수생이 아닙니다. 삼수 사수 오수(…)생일 것입니다. 그러나 오수생일지라도 그가 예수님의 수제자입니다. 예수님은 넘어지는 자를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거북이의 등이 왜 금이 가 있는지를 알게 하는 미원주민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거북이가 삼림속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남쪽으로 날아가려는 한 떼의 새들을 만났습니다.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습니다. 거북이가 남쪽 세상에 호기심이 생겨서 자기도 함께 날게 해줄수 없냐고 물었습니다. 두마리의 새가 각기 막대기의 끝을 발로 붙잡았습니다. 거북이는 입으로 막대기를 꽉 물었습니다. 그리고 셋은 함께 날기 시작했습니다. 거북이는 하늘에서 보는 경치에 너무 황홀해졌습니다. 새들이 좀 설명해 주길 원했습니다. 거북이는 말을 할수 없으니 손발로 새들의 주목을 끌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새들은 듣지 못하고 도리어 자기들의 이야기만 하면서 날라갑니다. 거북이는 심통이 났습니다. 드디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입을 열어 자기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 봅니다.

순간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를 조아립니다. 손과 발을 움추린채로 등으로 땅에 떨어졌습니다. 거북이의 등이 깨졌습니다. 금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거북이는 연못가에 떨어졌습니다. 거북이는 부러진 등을 가지고 물가로 갔습니다. 진흙에 몸을 잠깁니다. 봄까지 진흙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치료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거북이는 연못가 진흙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보는 거북이의 모습입니다. 이후로 거북이는 땅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날 생각을 안합니다. 자기의 등의 상처가 자신들은 새가 아님을 보여주는 영광의 상처가 된 것입니다.

거북이가 날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들도 날지 못하는 연약한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신 넘어지는 몸을 갖고 있습니다. 넘어져야 편한 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주 넘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 한번은 꼭 넘어져야 하지 않습니까? 하루 8시간을 자야 가장 건강한 삶을 산다고 하는데 우리는 하루 8시간은 넘어져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육신이 늘 넘어져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자주 자주 넘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넘어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거북이는 다행히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못가에 떨어졌는데 우리가 주님을 따르다가 넘어지는 곳은 어디일까요? 우리가 주님을 열심히 따르다가 우리의 실수로 넘어지면 우리는 박살이 납니까?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넘어질 때 우리는 놀라운 곳에 넘어지나 봅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하면 보여주는 곳이 하나있습니다. 무수히 볼 것은 많지만 저의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이 하나있습니다. 사람 발자국이 새겨져 있는 조그마한 돌이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승천하신 곳이고 그 발자국이 예수님의 발자국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안내자는 거의 99% 이것은 가짜라고 말합니다. 후에 장삿꾼들이 장사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종종 그 발자국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진짜로 승천하신 곳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잘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수님은 2000년전 승천하실 때 한 곳에서만 승천하신 것이 아닙니다. 온 세상 곳곳에서 승천하셨습니다. 곧 모든 땅에 예수님의 승천하신 발자국이 박혀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넘어진다면 우리가 어디에 넘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바로 그 곳에 넘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넘어지던 그 곳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곳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넘어진다고 해서 결코 박살이 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넘어지는 곳에서 주님은 승천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니 우리를 안고 승천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베드로를 수제자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주 넘어지는 자가 필요하셨습니다. 자주 넘어지는 자들만이 승천의 주님을 만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자주 만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천하신 주님의 능력을 자주 자주 체험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넘어질 때마다 생각해야 합니다. “이곳이 주님께서 승천하신 곳이구나.”

교우 여러분,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은 바로 주님께서 승천하신 곳입니다. 이 예배당만 주님께서 승천하신 곳이 아닙니다. 우리가 예배당밖을 나서자마자 밟는 모든 땅들도 주님께서 승천하신 땅입니다. 주님의 승천의 발자국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승천하신 땅을 더욱 깊게 만나려면 자주 넘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자주 넘어질수 있을까요? 베드로의 모습을 살펴보면 쉽게 알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자기주제 파악도 못하고 주님께 떠벌인 사람입니다. 바로 이 모습일줄 압니다. 어떻게 보면 천방지축으로 보이겠지만 베드로에게서 본 받아야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베드로는 자기의 믿음의 분량에 넘는 고백을 하였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는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 고백했습니다. “다 주를 버릴찌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 ” 고백했습니다. 베드로의 고백은 인간에게 한 고백이 아닙니다. 주님께 한 고백입니다. 하나님께 한 고백입니다. 자기의 분에 넘치는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 고백을 수도 없이 지키지 못했습니다. 수도 없이 넘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그는 부활 승천하신 주님의 발을 만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베드로처럼 승천하신 주님의 발을 만지지 못합니까? 우리가 분에 넘치는 고백을 인간들에게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베드로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베드로가 그리운 때입니다. 주님을 향하여 분에 넘치는 고백을 하는 자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넘어지지 않습니다. 넘어지지 않기에 승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합니다.

어떤 분은 질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 분에 넘치는 고백을 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까?” 이에 대해 종교개혁자 마틴루터가 명쾌한 대답을 줍니다. 그가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Sin boldly.(담대하게 죄를 져라)” 이 말은 마틴루터가 남긴 유명한 말 중에 하나입니다. 많은 신학자들이 이 말을 여러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담대하게 살아라. 분에 넘치는 고백을 하여라. 그러다가 넘어져라. 승천하신 주님을 만나리라.”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고백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분에 넘치는 결단을 하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하고 있습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갖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편 넘어지지 않기에 승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러면 다행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고백을 하지 않고 있으니 도리어 인간들 앞에서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다툼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까? 베드로가 그립습니다.

베드로의 모습을 보십시다. 그는 분에 넘치는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에 넘치는 고백대로 이루워지지 않았습니까? 물론 그러한 고백을 하였기에 넘어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고백은 이루워지고야 말았습니다.

그는 “주는 그리스도시여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 고백했습니다.” 그 고백으로 인하여 그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주님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잠시는 버렸지만 결국은 주님을 죽도록 따르는 자가 되었습니다.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의 고백대로 베드로가 되게 하셨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의 고백대로 우리가 되어 갈 것입니다. 어떤 고백을 하시겠습니까?

오늘 설교제목을 “그리운 베드로”로 잡아 보았습니다. 넘어지는 자가 그립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현대 문화가 그렇습니다. 특히 보스턴 문화가 그렇습니다. 보스턴 문화가 그렇다 보니 신앙생활도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스턴 지역이 미국 전역에서 가장 신앙의 열이 식어 있는 지역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보스턴 지역에서 신앙생활하는 참 방법은 확실해지는 것같습니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니 이것은 보스턴 지역뿐이 아니라 어디서 신앙생활해도 항상 가져야할 자세입니다.

“Sin boldly.(담대하게 죄를 져라.)”

하나님 앞에 담대한 고백을 하십시다. 하나님께 최고의 고백을 하십시다. 남들이 들으면 웃긴다고 할 정도의 고백을 하십시다. 그리고 마음껏 넘어지십시다. 우리는 승천하시는 주님의 품에 안겨 있는 축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품에 안겨 하늘을 날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붙드신 주님은 우리의 고백을 그대로 이루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어떤 고백을 했는지에 따라 우리의 삶은 결정될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주님께 최고의 고백을 하신 적이 언제이십니까? 최고의 헌신된 삶을 살겠다고 고백하십시요. 그리고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요. 넘어질 때 우리의 고백은 이루워집니다. 그리고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가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는 우리가 고백한 모습이 되어서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넘어진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가 고백한 모습이 되어 서게 될 것입니다. 최고의 고백을 하는 자가 최고의 모습을 안고 하나님 앞에 설 것입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저희 교회에 김기현 교우님이 최근에 ‘마음의 눈으로 행복을 만지다’라는 자서전겸 생활일기를 펴냈습니다. 김기현 교우님은 시각장애인으로서 현재 BU에서 공부를 하시고 계십니다. 그 책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하루는 친구들과 차를 마시고 있는데 한 선생님이 와서 말하십니다. “기현씨, 그 옷은 원래 그렇게 입는거야?”옷을 뒤집어 입고 외출한 것입니다. 화장실에 가서 옷을 고쳐 입었습니다. 같은 날입니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샀습니다. 먹던 접시의 것을 버리고 돌아서는 순간, 아뿔싸! 백원짜리 동전과 함께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글로 자신의 깨달음을 나눕니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앞으로 자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눈이 잘 보이는 사람들도 실수를 한다. 나 같은 시각장애인들은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의기소침하지지 않고, 바깥출입과 세상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당당하게 도전해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베드로의 고백으로 다가오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실수를 웃음과 함께 받으며 당당히 일어서는 모습이 바로 베드로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모습입니다.

모든 사람은 영적으로 시각 장애인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실수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말을 생각해 볼까요? 제가 조금 바꾸어 보았습니다,

“나 같은 영적 시각장애인들은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의기소침하지지 않고, 바깥출입과 세상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당당하게 도전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런 고백을 하는 자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시지 않으실까요?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