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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II)” 다니엘 3:19-30 (08/04/2024)

지난 주일 예배시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 동영상을 함께 보면서 감동의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 유·초등부를 선플라워 유·초등부라고 부릅니다. 아주 예쁜 이름입니다. 저희 자녀들이 해바라기처럼 주님을 늘 바라보고 세상을 밝게 하는 멋진 인물들도 자라가 될줄 압니다.

 

한편, 얼마 전 해바라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주바라기’라고 부르는 분의 책을 접해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약 24년 전에 크게 화상을 입었지만 30여 차례의 수술과 치료등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올해 초 모교인 이화여대 교수가 되신 이지선 교수님입니다.

 

그의 책 중 ‘희망’이라는 챕터를 다음의 글로 시작합니다.

 

“언제나 회복실에서 처음 드는 생각은

‘이 짓을 대체 몇 번이나 더 해야 할까? 라는 것입니다.

이게 과연 죽기 전에는 끝이 나려나 싶습니다.

…………………

절망이 무섭다고 했지요.

네 무섭습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상황과 그 상황이 주는 감정에 나를 내어준 채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 찾기! 빛이 새어 들어오는 희망의 틈을 찾는 것입니다.

…………

이 모습이, 이 삶이 바로 주바라기의 모습이겠지요.

희망의 위력은 어두운 눈을 뜨게하고

지나온 길과 걸어갈 앞길을 똑바로 볼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희망 찾기에 눈이 밝은

나는 주바라기입니다.”

 

이지선 교수는 자신의 별명을 주바라기로 지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24년의 긴 여정을 희망 중에 즐거워하는 삶을 살고 계신 줄 압니다. 앞으로도 주바라기의 축복을 누리며 사실 줄 압니다.

 

오늘 설교 제목은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II)’입니다. 올해 새로 오신 교우님들은 생소할지 몰라도 많은 분들이 잘 아실 줄 압니다. 저희 교회 올해 표어입니다. 이제 포스트 판데믹을 맞이하면서 서로 짐을 지어줌으로 주바라기의 한 해가 되기 위하여 세운 표어입니다. 그런데 벌써 7개월이 지나고 8월이 되었네요. 올해 남은 5개월 어떤 삶을 사는 것이 참 주바라기의 삶인지 다니엘과 세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귀한 교훈을 나누려고 합니다.

 

시간 관계상 19절부터 봉독해 드렸지만 실은 1절부터 나오는 배경을 알아야 본문 이야기를 잘 이해할수 있습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금 신상을 만들고 이 금 신상에 절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풀무불에 던져 넣겠다고 선포합니다. 그런데 다니엘의 세 친구는 절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이름은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 이에 이들을 붙잡아 풀무불에 넣으려고 하면서 한 번 더 기회를 줍니다. 이 때 세 친구는 외칩니다. 17, 18절,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

이 고백을 통해서 세 친구 모두 주바라기들이었음을 알수 있습니다. 결국 느부갓네살의 금 신상을 바라보지 않고 주만을 바라보는 세 친구를 결박한채 풀무불 가운데 던집니다. 그런데 얼마나 풀무불이 뜨거웠으면 불꽃이 세 친구를 붙잡았던 사람들을 태워 죽였습니다. 한편 믿을수 없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24절,

“그 때에 느부갓네살 왕이 놀라 급히 일어나서 모사들에게 물어 이르되 우리가 결박하여 불 가운데에 던진 자는 세 사람이 아니었느냐 하니….”

더 중요한 장면은 그 다음 25절입니다.

“… 내가 보니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불 가운데로 다니는데 상하지도 아니하였고 그 넷째의 모양은 신들의 아들과 같도다 하고.”

특히 두 가지를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로는 25절에는 ‘결박하지 아니한 네 사람’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반면 바로 전 24절과 20, 21절에 보면 ‘결박하여’가 세번 표기되어 있고 23절에는 ‘결박한 채’로, 곧 네 차례 결박한 것을 강조합니다. 세상 권력자들에게는 결박을 당했지만 풀무불 속에서는 자유인으로 다니고 있는 모습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세 명이 풀무불에 던져졌는데 한 사람이 이미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느부갓네살은 신들의 아들과 같은 자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주바라기들인 다니엘의 세 친구들은 풀무불에서 두 눈으로 주님을 만난 것입니다. 결박에서 풀린 채….

 

1월 첫째 주일예배, 신년예배시 올해 교회 표어를 소개해 드리면서 갈라디아서 6:2 말씀을 중심으로 설교 말씀을 드렸습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이제 반 년이 더 지났고 정확히는 5개월이 남아 있는데,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서로의 짐을 지는 가장 모범적인 공동체라는 확신이 들어서, 올해 남은 기간 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 주바라기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이야기는 주바라기 공동체의 반쪽 면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또 다른 이야기는 1, 2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3장과는 대조적인 내용이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 2장에는 밝은 이야기입니다. 3장은 어두운 이야기입니다.

밝은 이야기를 요약해 드리면, 바벨론 포로로 잡혀온 다니엘과 세 친구가 왕궁에서 영재 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이들은 유대교 예절을 지키기 위해서인지 왕의 음식을 거절하고 채식만 먹겠다고 합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10일간 시험을 해서 자기들 얼굴빛이 빛나면 그대로 채식만 먹게 해 달라고 합니다. 당연히 얼굴색이 빛나서 채식만 먹습니다. 한편 하나님께서는 이들에게 지혜를 주셨습니다. 곧 이들은 세상적 지혜에 덧붙여서 하나님의 지혜의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그후 다니엘이 느부갓네살의 꿈을 해석해 줘서 다니엘을 포함해 네 친구가 모두 온 지방을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이 네 친구들은 비록 바벨론 포로로 잡혀 왔지만 놀라운 지혜를 얻게 되었고 도리어 높은 자리에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주바라기 공동체에 주시는 놀라운 기적을 함께 체험한 것입니다.

 

그런데 주바라기 공동체에 위기가 닥쳐 왔습니다. 해바라기에게 항상 햇빛만 비추는 것이 아니듯이 주바라기들에게도 항상 햇빛이 비추는 것이 아닙니다. 어둠의 시간이 찾아 옵니다.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생각이 드실줄 압니다. 왜 풀무불에는 다니엘은 들어가지 않았는지… 한 가지 실마리는, 다니엘은 이 때 왕궁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마 다니엘은 금 신상 앞에는 지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다니엘은 후에 사자굴에는 혼자 갇히게 되니 다니엘도 어둠의 시간을 맞이 하게 됩니다. 이처럼 주바라기 공동체에는 밝은 날 궂은 날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주바라기들은 이를 이길 수 있습니다. 함께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놀라운 체험을 합니다.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주님을 직접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어둠의 시간이 더 하이라이트일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주바라기의 주인공 이지선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누군가가 물었다고 합니다. 예전의 모습으로, 사고 나기 전 그 자리로 되돌려준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바보 같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제 대답은 “되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였습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중요하고 정말로 영원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고난이 가져다준 축복의 보물들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 모든 교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올해 표어를 마음에 담고 서로 짐을 나누면서 한 주 한 주 귀한 공동체의 축복을 나누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기도 가운데 아니면 헌금으로 아니면 직접 몸으로 봉사하심으로 아름다운 공동체의 축복을 누려 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일에는 선플라워 여름성경학교 동영상을 통해서 서로 짐을 나누었던 시간들을 만날수 있었고, 오늘은 뉴멕시코 단기 선교단의 동영상을 통해서 서로 짐을 나누면서 귀한 기쁨으로 섬기셨던 시간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축복된 시간들을 그동안 함께 경험했습니다. 남은 5개월 동안에도 이런 여러 축복을 나누게 될 줄 압니다.

 

그런데 이런 축복들은 다니엘과 친구들이 누린 첫번째 축복 곧 밝은 축복에 더 가까울 줄 압니다. 이 친구들은 채식만을 먹지만 서로의 얼굴에서 최고로 아름다움을 함께 보았습니다. 어쩌면 서로의 얼굴에서 주님의 빛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니엘의 친구들이 더 놀라운 경험을 한 것은 결박된 채 풀무불에 던져졌을 때 도리어 결박에서 풀리고 함께 하시는 주님을 직접 뵌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남은 5개월 우리 교회를 풀무불에 던져 달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주바라기들은 원하지 않지만 자기도 모르게 자기가 감당할 만한 풀무불에 던져지곤 합니다. 하나는 밝은 축복, 하나는 보이지 않는 풀무불. 이는 다니엘과 다니엘의 친구들이 경험한 것입니다.

 

제가 영락교회 대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을 때인데, 바쁜 가운데도 한번 지나가는 회장직을 대충 넘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3월인가 부활절기에 대대적으로 ‘부활제’라는 행사를 계획했습니다. 이 기회를 타서 주일 대예배만 나오고 대학생회 모임에는 안 오는 많은 학생들을 끌어 모을 생각도 했습니다.

포스터도 근사하게 만들고 심지어 다른 교회에도 초청장도 보내었습니다. 행사도 금요일, 토요일 이틀에 걸쳐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새로운 친구들은 거의 안 오고 늘 모이는 친구들만 왔습니다. 토요일 저녁은 십자가도 만들고 십자가 앞에서 친구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넓은 예배당에서 모이려다고 조그마한 공간으로 옮겨서 진행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 생각에 북받쳐서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때까지만 해도 대학생회 담당 교역자뿐 아니라 그 당시 담임 목사님이 대학생들을 못 믿어워 했는데, 그 후로 이 학생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담임 목사님께 말씀을 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뿐 아니고 자주 말씀드리지만 저의 카톡방에 대학생회원이었던 친구 카톡방이 있는데 실은 이 친구들이 모두 이 때 실패한 부활제에 함께 했던 친구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상한 풀무불에 잠시 함께 하였던 것입니다. 그 그룹에서 많은 목회자들 그리고 평신도 지도자들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이상한 풀무불에서 함께 짐을 지었던 것입니다.

 

도리어 우리들 보기에 실패한 사역 안에 주님은 우리들의 결박을 푸시는 것이 아닐까요? 곧 실패한 사역을 통해서 주님은 우리에게 더 가까이 하십니다. 그러므로 항상 서로 짐을 지으십시다. 특별히 주님을 섬기다가 낙심하신 분들의 짐을 나누어 지십니다. 우리는 모두 주바라기입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헨리 포드의 말입니다.

“함께 모이는 것이 시작이고,

함께 지내는 것이 발전이며,

함께 일하는 것이 성공이다.”

 

주바라기 교우 여러분,

작년보다 더 잘 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 모두가 주바라기가 되는 것입니다. 주바라기가 되어서 함께 모이고 지내고 일하는 것이 성공입니다. 때로는 잘 되고 때로는 잘 안 되더라도…, 이상한 풀무불을 함께 지나면서….

 

성경은 말씀합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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