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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영광

날짜 : 2014.10.05
예배명 : 정의평화환경 주일/세계 성찬주일
설교자 : 이영길 목사
제목 : 꽃의 영광
성경본문 : 마태복음 6:25-34

http://kcbostonmedia.cponsolny.com/Sermon_video_master/Sermon_20141005.wmv

김사인 시인의 글입니다.

“나의 옛 흙들은 어디로 갔을까
땣볕 아래서도 촉촉하던 그 마당과 길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개울은, 따갑게 익던 자갈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앞산은, 밤이면 굴러다니던 도깨비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나의 옛 봄날 저녁은 어디로 갔을까. 키 큰 미루나무 아래 강아지풀들은, 낮은 굴뚝과 노곤하던 저녁 연기는…, 다 어디로 흩어졌을까…….”

저희 교회에는 젊은 청년들도 많은데 아마 청년 교우님들에게는 그리 실감이 나지 않는 글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40이 넘으신 분들에게는 가슴을 찡하게 하는 글입니다.

시인의 두 가지 모습을 느낄수 있습니다. 하나는 잃어 버린 아픔 속에 있습니다. 옛날 어릴 때 즐기던 모든 것이 이제는 다 사라졌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어디로 가 있을까 되뇌이며 아파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모습은, 잃어버린 것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찾았을까요? 추억 속에 생생히 현존하고 있었습니다. 시인은 도깨비풀과 강아지풀을 추억 속에서 다시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이 만일 50세라면, 40년 전에 보았던 강아지풀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40년동안 강아지풀을 눈으로 보지 못했을지라도 강아지풀은 시인의 삶 안에 40년 동안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그의 삶을 부요하게 하지 않았을까요?

예수님은 우리 모두가 이 시인과 같음을 잘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동식물을 가까이 대하며 살고 있는 것을 잘 아셨습니다. 자연을 통해 위로를 받을뿐 아니라, 사랑을 배우기도 하고 삶을 배우기도 하고 있음을 잘 아셨습니다.
일견해 읽으면 오늘 본문을 통해서 주님은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자연을 조교로 삼고 자연을 통해서 가르치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먼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26절 말씀입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새만 생각해도 염려가 절로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먼저 말씀 드릴 것은 오늘은 염려에 대한 말씀이 아닌 자연에 대한 말씀을 나눕니다. 주님 보시기에 인간들은 염려를 늘 먹고 사는 것처럼 보이셨던 것 같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늘 염려를 먹고 삽니다. 이러한 우리들에게 새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사는지 살펴 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 때 어느덧 먹고 사는 염려는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또 다른 염려가 있습니다. ‘무엇을 입을까’라는 염려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28절 말씀입니다.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주님 보시기에 우리는 염려를 입고 사는 것처럼 보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백합화가 무엇을 입고 사는지 살펴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척이나 안타까우셨던지 주님은 계속 말씀하십니다. 30절 말씀입니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백합화를 비롯해서 언젠가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을 생각할 때 ‘무엇을 입을까’의 염려에서 해방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공중의 새와 들풀을 생각하며 염려에서 해방된 자들에게 어떤 일들이 생기나요? 33절 말씀입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상상을 초월한 축복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지혜는 정말로 놀랍습니다. 세상 어디에나 공중의 새들이 날아다닙니다. 또 들풀을 볼수 있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늘 염려가 있지만 또 사람이 있는 곳에는 공중의 새와 들풀이 있음을 잘 아셨습니다.
곧 사람이 있고 새가 있고 들풀이 있는 곳에서 염려를 이기는 하나님의 나라는 꽃피게 되어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염려를 벗어버리고 새와 들풀을 잘 살펴본다면…

어떤 분은 질문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면 감옥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수 있는 곳이 아닌가요? 새도 날지 못하고 들풀도 보지 못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추억 속에서 우리는 볼수 있습니다. 우리의 추억의 세계 안에서 새는 언제나 날고 있고 들풀도 무성히 자라고 있습니다. 처음에 소개한 시인처럼 말입니다.

오래 전 삼풍 백화점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고급 백화점이 공사부실로 무너진 사건입니다. 많은 사상자를 내었습니다. 그 중 19살 난 백승현 양이 차고 어두컴컴한 콩크리트 더미 틈에서 17일간 생존해 있다가 구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같은 여건 속에서 죽어 갔는데 백 양이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을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꿈에 대천 바다를 보았습니다. 언젠가 놀러 갔던 대천 바다, 은빛 백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꿈에서 본 것입니다. 비록 입술은 갈증과 허기로 새까맣게 타들어갔지만 광활한 대천 바다를 그리면서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을 초인적인 힘으로 버텨냈습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추억 속에 대천바다를 소유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추억 속에서 그 대천바다를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바로 옆에 있었는데…. 자연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주시려는 하나님의 신비한 세계를 잃어 버리고 만것입니다.

사실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워지는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자연은 모든 병을 치료할수 있다.”
그는 정신병자들도 자연으로 치료하였습니다. 제가 안식년 때 터키에 갔었는데 그 때 히포크라테스가 만든 정신병자들을 위한 터널을 걸어 보았습니다. 터널 안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물소리가 사람을 치유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사실 만병의 근원이 염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염려라는 병을 자연을 통해서 치유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물론 그냥 자연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자연은 놀라운 축복을 안겨 주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더하시는 축복이 임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을 사랑할 때 정의와 평화의 세상은 찾아 오지 않을까요?

오늘 정의 평화 환경주일로 지킵니다. 친교실에 가면 저희 교회가 ECC(Earth Care Congregation)교회임을 알리는 배너를 보시게 될줄 압니다. 올해 들어 3년째 ECC Certificate을 받았습니다. ECC교인 답게 자연을 사랑하시고 그로인해 정의와 평화의 세계를 위하여 노력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더 놀라운 축복의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두 주간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기장 총회의 초청을 받아 귀 총회를 방문케 되었습니다. 기장 총회는 전라북도 변산에서 열렸는데 초청 받은 분들이 서울에서 함께 모여서 밴을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밴의 안내인이 독일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 온지 3년이 되었는데 한국말도 잘합니다. 독일인이 기장총회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생태계를 위한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에서 생태계 공부를 마친 후 기독교 선교회에 의뢰를 했다고 합니다. 생태계를 위한 일을 하는 선교사로 자원한 것입니다.
마침 기장 총회가 그러한 사람을 찾고 있었던 차에 선교사로 와서 섬기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이러한 선교사를 받는 교단은 기장 총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제가 한 마디로 물었습니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입니까?” 답은 간단했습니다.
“자원의 절약과 쓰레기 처리지요.”
물론 이것은 하나인 것이죠. 자원을 절약하면 쓰레기가 적게 나오니까. 그런데 어떻게 보면 다르기도 합니다. 전기는 아무리 써도 쓰레기가 나오지 않죠. 물도 매한 가지고…. 자동차 개스도…
다 아시는 이야기이지만, 다시 반복해 드리면, 전기와 물 그리고 개스를 아껴 쓰고 가급적 프라스틱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로 자연을 사랑하는 첫 걸음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였는데, 오고 가는 길이 여간 긴 여행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행사에서는 여행객들이 피곤하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 중 하나가 시간만 나면 승무원들이 물과 쥬스를 컵에 담아서 쟁반에 놓고 복도를 다니곤 합니다. 전에는 자고 있지 않으면 항상 물이나 쥬스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눈에 들어 오더라구요. 물을 담은 것이 플라스틱 컵입니다. 매번 새 컵에 물과 쥬스를 담아서 서브하고 있었습니다. 꼭 목마르지 않으면 마시지 않았습니다.
한편 저보다 더 앞서가는 백인이 있었습니다. 자기의 물병을 승무원에게 주어서 가득 물을 담아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갚아주시지 않으실까요?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말씀을 거둡니다.
하나님과 자연을 사랑하기에 놀라운 축복의 삶을 사는 대표적인 분이 이해인 수녀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그 동안 펴 냈던 시 중에 선정을 해서 시집을 펴 냈습니다. 시집 제목은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예수님은 ‘공중 나는 새를 보라’ 하셨는데 반대로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라는 시를 지었습니다. 하여튼 당신의 시 중에서 최고의 시를 모은 시집입니다. 다섯개 챞터로 되어져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첫번째 챞터는 모두 자연을 소재로 된 시들입니다. 자연 없이는 시가 없고 인간이 존재할수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에 가장 강하게 들어 왔던 시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제목은 ‘채송화 꽃 밭에서.’

“색색의 빛깔로 피어난 채송화 꽃 밭에서
환한 햇살 받으며 환해지는 마음

키가 작아도 즐겁기만 한 채송화 무리처럼
나도 다부지게 피렵니다

우리들의 추억이 한데 모여 앉은
채송화 꽃밭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자’의 행복을 누립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사랑했기에 작은 자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수녀입니다. 그의 삶은 꽃의 영광으로 빛이 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을 잘 돌보십시다. 우리의 삶도 꽃의 영광으로 가득차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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