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안내
날짜 : 2014.10.26
설교자 : 이영길 목사
제목 : 두 사람, 세 인격
성경본문 : 누가복음 24: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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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기 시인의 ‘그 때 왜’라는 시입니다.
저 사람은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
저 사람과는 결별해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수많은 거짓말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남을 너무 미워해,
저 사람과는 헤어져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수 많은 사람을 미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교만해,
그러니까 저 사람과 그만 만나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교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까 저 사람과 작별해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하며
모두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는데
이젠 이곳에 나 홀로 남았네
오늘 청년부 헌신예배로 드리는데 처음부터 좀 우울한 내용의 시를 소개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청년시절은 자기나름대로 주관이 확고하게 세워지는 때이기에 이 시는 청년들에게 주는 좋은 권면의 시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이유 저 이유로 이웃을 떠나보내면 남는 것은 고독뿐입니다. 반면 “이 사람은 이래도, 저 사람은 저래도”하면서 이웃을 받아드리는 자들에게는 놀라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오늘 본문 말씀은 예수님의 부활 후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이야기가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이 사람은 이래도 저 사람은 저래도”하면서 이웃을 받아드렸기에 놀라운 경험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천사가 몇몇 여인들에게 나타나셨고 그 소식을 제자들이 듣게 됩니다. 그 중 두 제자가 어디론가 떠납니다. 13, 14 절 말씀입니다.
“그 날에 그들 중 둘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가면서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하더라.”
이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은 후 두 제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엠마오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들에게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다면 예루살렘에 남아서 더 자세히 알아 보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여튼 어떤 일로 엠마오로는 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천사가 나타난 소식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5절 말씀입니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사실 제자들은 그냥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생각도 달랐던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는 ‘문의’했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토론을 했다는 뜻입니다. 아마 좀 토론 중에 흥분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렇게 상상해 봅니다. 토론이 좀 분에 넘어갈 때입니다. 어디선가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주님인 줄 알아보지 못합니다. 너무 토론에 열중했는지 아니면 영력이 부족한 탓일줄 압니다. 아니면 둘 다…. 이에 주님께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묻습니다. 17절 하반절을 보면,
“두 사람이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서더라.” 슬픈 빛을 띠었다는 것은 이들은 결코 여인들의 이야기를 콧등에도 믿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자기들의 아픔을 더 깊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여튼 그들은 자기들의 생각을 말해드립니다.
이에 그들의 아픔의 이야기를 다 들으시고는 주님은 당신의 본체를 드러내지 않으신채 책망을 하십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만, 그 후의 이야기를 짧게 말씀드리면, 날이 저물어 여관에 함께 묵으시고 함께 식사를 시작하는데 주님께서 음식을 나눠주심과 동시에 제자들이 주님을 알아봅니다. 제자들은 계획했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길로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다른 제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보고합니다.
두 제자가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마음 상태로 엠마오로 가고 있었는지 확실히 알수는 없습니다. 짐작할뿐입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그들은 슬픔이 가득했고 많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를 갖고 서로 의견을 달리 했던 것 같습니다. 별로 그들의 분위기는 썩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두 사람이 걷던 길이 어느 순간부터 세 사람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이 그들과 동행하시기 시작한 것입니다.
웬일인지 주님께서 동행하심과 아울러 모든 것이 풀렸습니다. 그들의 침울했던 마음뿐 아니라 서로 의견을 달리 했던 생각까지, 모든 것이 화해되고 도리어 기쁨 가운데 최고의 축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주님을 뵙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 갑니다. 자기들이 본래 하려고 했던 일은 까마득하게 잊은채…. 엠마오로 내려가던 길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되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시작한 엠마오의 길이 이제는 세 인격이 된채 예루살렘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주님이 함께 하심을 인조이하면서….
오늘 청년부 헌신예배로 드리는데 바로 헌신의 시작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두 사람이 가다가 어느새 세 사람이 동행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 헌신의 시작이 아닐까요?
사실 주님은 이미 약속하셨습니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에 나도 너희와 함께 있느니라.” 두 사람이 있는 곳에는 주님은 언제나 세번째 인격으로 함께 하십니다.
그런데 주님은 어떤 사람들과 동행하시기를 더 원하실까요? 서로 죽지 못할 정도로 친한 두 사람, 아니면 억지로라도 함께 가는 두 사람?
주님은 두 그룹 다 좋아하실줄 압니다. 그러나 후자를 더욱 신경 쓰시면서 조심스럽게 동행하여주시지 않을까요?
후자의 대표적인 인물이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입니다. 그는 자기와 뜻이 다른 장관들과 그 어려운 시절에 나라를 이끌어 갑니다.
특히 Chase라는 재무장관은 링컨의 재임에 제일 많이 반대한 사람입니다. 주위에서는 그를 해임시키라고 하지만 끝까지 링컨은 함께 일합니다. 물론 후에 여러차례 사임을 요청해서 사표를 수리합니다.
이것은 많은 일 중에 한 작은 일입니다. 그에게는 어떠한 정치적 적도 친구였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노예해방이라는 엄청난 일을 해 낼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는 누구와도 함께 할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구와도 함께 할줄 아는 사람 곁에 주님은 제 삼의 인격으로 함께 하시지 않으실까요?
우리는 생각이 같은 사람과 함께 하길 원합니다. 그런데 더 위대한 일은 다른 사람과 동행할 때가 아닐까요?
두 주전 설교시 요즘 저희 교회에는 어른 예배에만 네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네 세대를 소개해드린 후 앞으로 언젠가 새로운 세대가 또 등장할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세대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세대가 등장하면 좋겠습니다. T세대. Together Generation. 뭐든지 함께 하길 즐겨하는 세대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이루어 가는 세대 말입니다.
먼저 다시 한번 네 세대를 간단히 소개해드릴까요?
1946년 이전에 출생하신 분들을 전통세대라고 부릅니다. 전통세대는 먹고 살기 바쁜 세대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차대전 후 베이비 붐 시대가 오죠. 1946-1964년에 태어나신 분들입니다. 베이비 붐 세대는 그래도 전통세대 덕분에 안정된 사회에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성취해야 한다는 부담을 알고 살아 갑니다. 그리고는 X세대가 오는데 X세대는 안정된 사회가 흔들리는 시대에 사회에 진입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안정된 삶을 위해 신경을 씁니다. 그리고 오는 세대가 M세대입니다. 그후 M 세대는 어릴 때부터 각자의 콤퓨터를 소유하게 됨은 물론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운전기사가 되어서 자녀들이 가야 할 곳을 혼신의 힘을 다해 섬기게 됩니다. 그동안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독특한 그룹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 네 세대가 함께 모여 주일마다 예배를 드립니다. 어떻게 보면 주일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니 이미 T Generation이 되어 있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T Generation은 슬픔의 길을 함께 가면서 다른 생각으로 인해 토론도 하고 다투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사람은 불평할지 모릅니다. 이처럼 빨리 발전하는 시대에 어떻게 성격이 다른 사람과 함께 가란 말입니까?
사실 오래 전 아프리카에서는 T Generation의 소중함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 속담에서 다음과 같은 속담을 찾을수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사람들이 훨씬 지혜로운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그 어느 대륙 사람들보다 제일 오래 성공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사실 엠마오의 제자들에게 나타남을 통해서 모든 크리스챤들을 T Generation으로 초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베이비 붐 세대인데 제 기억에는 저희 전 세대인 전통세대와 베이비 붐 세대는 빨리 혼자 가려했던 세대입니다. 그래서 빨리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 친구들도 많이 성공했습니다. 혼자 빨리 뛰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얼마나 멀리갈까요?
지난번 한국 방문시 평택대학교 학부 신학과에서 예배 설교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속담을 소개하면서 혼자 튀지 말고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되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는 빨리 빨리의 세대였고 그래서 이만큼 한국도 발전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빨리 빨리 세대는 끝났고 이제는 ‘함께’의 시대가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의 한인 자녀들이 제일 빨리 배우는 단어가 “빨리 빨리”, 한국인 가게에서 일하는 외국인 종업원들이 제일 빨리 배우는 단어가 “빨리 빨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몇 몇 학생이 킥킥 웃으면서 “빨리 빨리”쫓아 하고 있었습니다. 옆에 앉아 계신 교수님께서 웃으면서 저 학생들은 중국 유학생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중국 유학생들이 제일 먼저 배운 말이 “빨리 빨리”였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방문시 느꼈던 것은 안타깝지만 한국의 한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혼자 열심히 간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한국도 변해야 합니다. T Generation으로….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Together Generation 이 필요합니다. ‘빨리 빨리’의 세대가 아니라 ‘함께 함께’의 세대가 필요합니다.
오늘 헌신예배를 드리는 청년 교우 여러분, 함께 가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아울러 조국을 위해서 미국이든 한국이든….
물론 함께 가려면 불편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힘든 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불편한 친구로 인해서 어느덧 두 사람은 세 사람이 되어 있음을….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불편했던 그 사람으로 인해 놀라운 축복을 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
세번째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세번째 사람은 우리가 눈이 어두어 보이지 않는 것뿐입니다.
주님은 지금도 세번째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오시길 원하십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주님과 우리는 얼마나 다릅니까? 주님은 죄인된 우리와 걷기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힘든 이웃과 걷는 것을 볼 때 기꺼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이 주님을 만나십시다. 이것이 헌신의 시작입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엠마오의 두 제자가 누렸던 축복을 생각나게 하는 글이 있습니다. 미라 커센바움의 ‘둘이서 함께’라는 글입니다.
“우리는 이제 막
답을 찾기 시작했을 뿐이예요.
‘둘이서 함께 기분 좋은 일을 하고 있고,
또 함께해서 서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일이 있기만 하다면, 어떻게 가까워지느냐는
문제될 게 없지요. 그렇게 함께 즐기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들 관계가 살아 숨쉬고 있고,
사랑의 토대가 남아 있다는 얘기지요.’”
아마 저자는 친구와의 사이에 처음에는 좀 어려웠었나 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함께 했더니 드디어 답을 찾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엠마오의 두 제자들도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그들은 훨씬 놀라운 답을 찾습니다. 주님의 함께 하심이 그들의 답이었습니다.
T Generation이 되십시다. T Generation은 자기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만 걷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걷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둘이 걸을 때 셋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토론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