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2.01.29
설교자 : 이영길 목사
제목 : 세월을 아끼라
성경본문 : 에베소서 5장 15-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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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조지왕이 어느 도자기 공장에 들렸을 때의 일입니다. 왕은 평소 도자기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도자기가 전시된 방을 둘러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개의 꽃병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2개의 꽃병은 원료와 무늬가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는 맑은 빛에 유려한 선이 예술품 같았지만 다른 하나는 투박하고 볼품없는 모양이었습니다. 이에 왕이 묻습니다.
“2개의 꽃병 모두 같은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소? 그런데 느낌이나 작품의 완성도가 너무 다르오. 하나는 아주 훌륭하게 만들어졌으니 전시한다손 치더라도 다른 하나는 이곳에 두기엔 형편없는 것 같소. 그런데 어째서 2개의 꽃병을 나란히 두었소?”
공장장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하나는 불에 구워졌고 다른 하나는 구워지지 않았습니다. 시련은 인생을 풍요롭게 그리고 아름답게 합니다. 2개의 꽃병을 나란히 둔 것은 그런 뜻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불에 구워진 도자기와 구워지지 않은 도자기를 통해서 공장장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누구나 멋진 빛나는 도자기가 되길 원하지 않습니까? 오늘 1월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벌써 새해의 한달이 지나갑니다. 올 해는 여느 해와 분명히 다른 면은 있습니다. 올 해는 유난히 따뜻합니다. 따뜻한 겨울을 지내면 좋은 것이 있다면 연료비가 적게 드는 것은 물론 좋을줄 압니다. 그러나 따뜻하게 지냈기에 또 잃는 것도 많지 않을까요?
대표적인 것 하나는, 온 천지가 봄의 아름다움을 잃게 됩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어떨까요? 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식어집니다. 봄이 와도 봄의 교향악을 들을줄 모르게 될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큰 손실일까요?
그러면 이제 우리들의 인생의 날씨로 주제를 바꿔 볼까요? 올해 겨울의 날씨처럼 올해 저희들의 인생의 날씨도 따뜻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잘 압니다. 아무리 올 겨울이 따뜻해도 우리들의 인생의 날씨도 따뜻하다는 보장이 없는 것을…. 올해 우리들의 삶에 따뜻한 날씨만 계속될지, 아니면 추운 겨울이 닥쳐올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 올 해 우리들의 날씨에 대해 무척 궁금해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생의 날씨에 대해 그토록 궁금해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은 어떤 말씀을 주실까요?
오늘 본문 말씀 다시 봉독해 드립니다.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성경 어디에도 우리들의 날씨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 성경은 우리들이 날씨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을 어떻게 보면 금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의 날씨에 대해 알기 위해 점을 치러 가지 않습니까? 성경은 점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레위기 19:31에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너희는 신접한 자와 박수를 믿지 말며 그들을 추종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이처럼 점치는 것을 금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점쟁이에게 돈을 낭비하지 않게 하시려고? 대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사도바울은 도리어 온 세상의 날씨에 대해서 예고하고 있습니다.
“때가 악하니라.”
아마도 때가 악할 때의 가장 큰 특징은 세월을 낭비하는 자들이 많아지나 봅니다.
마귀 왕국에서 어전회의가 열렸습니다. 많은 신하들이 마귀 대왕 앞에 모여서 세상을 정복할 계략을 짜게 되었습니다.
“어떤 무기를 써야 하나님을 믿는 인간의 신앙을 뿌리째 흔들어 놓을 수가 있을까? 어떤 수단을 써야 사람 사이의 신의를 이간시켜 끊어 놓을 수가 있을까? 무슨 방법을 써야 대쪽 같이 곧은 인간의 자존과 줏대까지도 산산이 깨뜨려 버릴 수가 있을까?”
그 때에 한 신하가 나서더니, “유혹의 방법을 쓰는 것이 제일 상책입니다” 제안했습니다. 그도 그럴 법 했습니다. 그러나 마귀 대왕은 그렇게 마음에 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또 한 신하가 나서서 말합니다.
“나는 그런 간접 방법을 쓰지 않고 직접 환난의 수단을 쓰겠습니다.”
이것도 그럴듯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래도 마귀 대왕은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잠자코 듣고만 있던 한 신하가 마지막에 나서서 이렇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요란스러운 방법을 쓰게 되면 우리의 정체가 드러나서 오히려 믿는 자들의 신앙을 더 연단시켜 주고 사람 사이의 신의를 더욱 결속시켜 주며 인간의 줏대를 더 굳혀주기가 쉽습니다. 나는 차차리 세월의 무기를 쓸 것을 제안합니다.”
그 말을 듣고 마귀 대왕이 무릎을 탁 치며 “바로 그것이다,” 하고 찬동했습니다. 흘러가는 세월에 맡겨 믿음도 흔들리고 신의도 깨지고 줏대도 허물어져 버리게 만드는 것! 실로 희한한 전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때부터 마귀가 세상을 공략할 때 쓰는 비장의 수법은 바로 이 ‘세월의 무기’라는 것입니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죠. 물론 세월이 흘러서 좋아지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병이 치료되기 위해서는 세월이 흘러야 합니다. 인간관계가 어떤 때는 세월이 흐르면서 나아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세월이라는 약을 사탄도 잘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사탄은 어떻게 사용할까요? 처음 도자기 말씀을 드렸는데, 사탄은 도자기를 용광로에 다음에 넣으라고 말합니다. 세월은 마냥 주어지는데 왜 오늘 도자기를 용광로에 넣느냐고 말합니다. 천천히 넣으라고 말합니다. 세월의 무기를 사탄도 종종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그 도자기는 영영 구워지지 않습니다. 이 사탄의 전략을 사도바울은 너무도 잘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자들에게 명령합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저희 앞집은 아주 정원을 잘 가꿉니다. 잡초가 하나도 없는 것은 물론 비료를 잘 주어서 빽빽하게 잔듸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언제나 싱싱한 느낌을 주는 집입니다. 그런데 잔디만 잘 가꿀뿐 아니라 절기에 따라 여러가지 장식도 아주 잘하는 집입니다. 할로인을 비롯 크리스마스 등 절기마다 장식을 잘합니다. 물론 가장 큰 혜택은 저희에게 돌아오지만….
얼마전 크리스마스 장식을 거둔 후 어느 팻말을 세워 놓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크리스마스 장식을 거두다가 미처 못 거둔 것이겠지 생각하면서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 팻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지난주 산책하러 나가다가 가까이 가서 팻말을 보았습니다. ‘Winter Garden’(겨울 정원). 여름에는 여름 나름대로 멋진 정원이었지만 겨울에는 겨울 정원이 되어 있다고 말하는 아주 재미있는 팻말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저의 서재에서 보면 올 해는 겨울 정원이나 여름 정원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겨울 정원이면 흰 눈의 흔적도 있고 눈이 녹다가 언 흔적도 있고 잔디는 힘을 잃고 해야 하는데 올 해는 여름이나 겨울이나 정원의 모양은 별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겨울 정원’이라는 팻말이 무색해 보였습니다. 아마 이 팻말은 속으로 울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을 아낀다는 뜻은 무엇일까요? 여름에는 여름 정원의 역할을 하고 겨울에는 겨울 정원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여름 날씨가 오면 여름에 충실하고 겨울 날씨가 오면 겨울에 충실하는 것이 바로 세월을 아끼는 것이 아닐까요? 여름이 왔는데, 조금 있으면 겨울이 올거야 생각하면서 여름에 충실치 않는 것이 바로 사탄의 전략이 아닐까요? 겨울이 왔는데 조금 기다려 여름이 올거야 생각하면서 겨울에 충실치 않는 것이 바로 사탄의 전략입니다.
도자기 이야기를 좀 더 해 드리면 저는 도자기를 구워 본적은 없지만 굽는 곳에 몇번 가 보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도자기를 한번 굽지 않습니다. 두번 굽습니다. 그릇을 사깃굴 안에 쌓아 놓고 서서히 가열하여 700~800도 까지 굽는 것을 ‘초벌구이’라 하고, 이에 유약처리한 다음 1300도 내외로 가열하여 구워내는 일을 ‘재벌구이’라고 합니다. 곧 용광로에 들어갔다 나오고 잿물같은 것으로 유약처리를 한 다음 그 다음에는 더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갑니다. 용광로에 두 세번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사이에 도자기는 빛을 발하게 됩니다.
우리들의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그런데 사탄은 이것을 싫어합니다. 사탄은 기다리라고 합니다. 세월이 창창한데…. 좀 더 놀다가 용광로에 들어가라고 합니다. 겨울에 있는 자들에게는 겨울의 삶을 방해 합니다. 여름에 있는 자들에게는 여름의 삶을 방해합니다. 겨울은 또 다시 올 것을 말해주면서 말입니다. 여름도 또 다시 올 것을 말해 주면서 말입니다.
사실 사탄은 예수님에게도 이러한 유혹을 여러차례 하였습니다. 광야에서의 시험도 바로 이러한 시험이었습니다. 십자가라는 겨울을 피하라고 유혹한 것입니다. 정 안 통하니 마지막으로 베드로를 통하여 유혹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겠다고 하니 베드로가 “그리 마옵소서” 하고 말립니다. 이 때 예수님은 소리칩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예수님도 세월에 충실하셨습니다. 세월을 아끼셨습니다.
교우 여러분, 올 해 우리들의 겨울이 얼마나 길지 여름이 얼마나 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겨울은 겨울답게 여름은 여름답게 보내는 것입니다. 겨울과 여름을 오가는 가운데 우리는 멋진 하나의 작품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겨울과 여름에 충실한 삶을 살았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는 분이 있습니다. 빈스 롬바디(Vince Lombardi)라는 전설적인 그린베이 파커스 풋볼(Green Bay Packers football) 코치입니다. 다음 주에 수퍼볼 경기가 있는데 운 좋게 뉴 잉글랜드 페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가 진출했습니다. 뉴잉글랜드 페트리어츠가 뉴욕 자이언츠(NY Giants)와 경기를 하는데 승자에게 그 유명한 롬바디 트로피가 증정됩니다. 그토록 유명한 분입니다. 이분이 그토록 유명한 코치가 된 이유가 있습니다.
롬바디가 어릴 때입니다. 자주 할머니와 산책을 나갔습니다. 롬바디가 어릴 때는 길이 고루지 못해서 걷다가 자주 넘어졌나 봅니다. 산책을 하다가 넘어져서 울려고 할 때마다 할머니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가야, 무얼 주었니?”
할머니의 물음에 롬바디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고 대신 길에 떨어진 낙엽이나 돌멩이를 주워서 할머니께 보여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활짝 웃으면서 말합니다.
“아주 좋은 걸 주웠구나.”
성인이 된 소년은 어린 시절 산책길에서 할머니가 자신에게 가르쳐 주려고 했던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이란, 가다가 넘어지는 아픔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것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할머니가 가르쳐 준 교훈은 바로 겨울에는 겨울에 충실하고 여름에는 여름에 충실하라는 교훈이었습니다. 이 교훈이 어릴 때부터 몸에 배었기에 그는 성장해서도 넘어질 때마다 할머니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아가야, 무얼 주었니?”
“아주 좋은 걸 주웠구나.”
결국 그는 전설적인 코치가 되어 간 것입니다.
이번 슈퍼볼이 끝난 후 롬바디 트로피 증정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 롬바디 트로피를 보면서 롬바디의 할머니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아가야, 무얼 주었니?”
교우 여러분, 세상 사람들은 말할지 모릅니다. “올해가 아니면 다음 기회가 있어 또 다시 기다려 봐.” 물론 이러한 자세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는 자칫 사탄도 좋아할 수 있습니다. 세월을 아끼는 삶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넘어졌으면 넘어진 것에 충실합시다. 넘어졌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그 선물을 꼭 찾으십시다. 그 때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어 선 그 자체에 또 충실합시다. 이것이 세월을 아끼는 삶입니다. 어느새 우리는 최고의 작품이 되어 갈 것입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각광받는 화가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병 환자로 여겨졌던 빈센트 고흐입니다. 그의 천재성에 대해서 그 누구도 부정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가 왜 그렇게 세기를 뛰어넘는 작품을 많이 만들수 있었는지는 바로 다음 그의 고백에서 알 수 있습니다. 동생 레오에게 이런 편지를 썼습니다.
“시간만 자꾸 간다. 내게는 시간이 없어. 그래서 촌각을 다투며 계속 제작하고 있어. 만일 더 심한 발작이 엄습하면 영원히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릴 수 있을 때 전력을 다하고 있어. 지금 나는 오랫동안 갈구해왔던 것을 얻었고 시간은 지금밖에 없어.”
“너는 종종 내게 이제 곧 좋은 날이 올 테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 지금의 나로서는 현재의 매일이 좋은 날이야. 왜냐하면 이제 곧 내가 목표로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야. 그 목표가 보이기 때문이야. 내게 좋은 날이란 유명해지는 것이나 영달을 얻는 것이 아냐. 나는 화가야. 자신이 목표로 한 것을 그릴 수 있는 날, 그것이 좋은 날인 거야.”
그는 주어진 겨울과 여름에 충실한 삶을 사는 화가였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의 작품은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세월은 마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어진 세월에 충실하십시다. 세월을 아끼십시다. 때가 악합니다. 남은 한 해 주어진 인생의 겨울과 인생의 여름에 충실하십시다. 영원히 남는 최고의 작품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사도바울은 권면합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