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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부족한 것” 누가복음 18:18-30 (05/21/2023) 

길가의 엄마 풀과 아기 풀의 대화입니다.

“엄마, 사람들은 왜 자꾸 넘어져?”

엄마 풀이 답합니다.

“사람들은 우리처럼 ‘뿌리’가 없기 때문이야.”

 

아주 짧은 대화이지만 우리를 뒤돌아 보게 하는 깊은 뜻이 담긴 대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 작가 체호프는 말합니다.

“사람은 평지에서 넘어지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러고 보니 맞습니다. 평지에서 넘어지는 유일한 동물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넘어질 때마다 풀과 동물들은 우리를 보고 웃을 것입니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넘어질 때 얼마나 웃기겠습니까?

그런데 만물의 영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두 발로 온 피조물을 다스려야 하니 어쩔수 없이 종종 넘어질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한편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의 걸림돌에서 안 넘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어떻게 우리는 인생길에 도사리고 있는 걸림돌들에 넘어지지 않고 매일 매일 만물의 영장으로서 멋지게 걸을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 말씀에는 인생의 걸림돌에 크게 넘어지고 있는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어떤 관리가 주님께 선한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을수 있는지 여쭙니다. 아마도 관리는 영생을 얻을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곧 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받기 위해 이런 질문을 한 것 같습니다. 이에 주님은 답하십니다. 19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주님은 높임을 받는 말을 은근히 거절하십니다. 관리의 마음을 잘 아셨던 것 같습니다. 칭찬을 받기 위해 질문을 한 것을…. 그리고는 20절,

“네가 계명을 아나니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관리는 신이 납니다. 주님께서 자기가 원하던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이에 관리는 이 십계명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다고 은근히 자랑합니다. 아마 관리는 큰 칭찬을 기대하였을 것입니다. 이미 영생을 얻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는 답변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22절 상반절,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관리는 깜짝 놀랍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아직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망스럽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귀를 기울입니다. 22하반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이에 어떻게 반응하죠? 23절,

“그 사람이 큰 부자이므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

 

그는 그동안 인생의 걸림돌에 한번도 넘어져 본 적이 없었던 사람 같습니다. 결국 큰 부자까지 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곤 했을 것입니다. 자기가 이처럼 큰 부자가 된 것은 의롭게 산 결과임을 곧 계명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자기는 이 땅에서도 복을 받고 있지만 하늘나라의 영생의 축복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를 확인도 하고 칭찬도 받을 겸 주님께 여쭌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다 팔고 주님을 따르기 전에는 영생의 축복을 받을수 없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씀을 듣습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의하면 주님의 이 말씀을 듣고 관리는 근심하며 그 자리를 떠납니다.

그 후 관리가 어떻게 하였는지 우리는 알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본인은 늘 넘어지지 않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늘 자신은 인생의 큰 걸림돌에 매일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그의 삶에 늘 도사리고 있던 걸림돌의 정체가 무엇이었을까요? 관리가 떠나간 후 주님은 제자들을 포함해서 청중들에게 말씀하십니다. 24, 25절,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큰 낙타가 어떻게 쥐구멍도 아닌 바늘귀로 들어갑니까? 주님은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한 마디로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부자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상대적입니다. 미국에서도 늘 middle class에 대해 자주 말하는데 기준은 애매합니다. 부자의 기준도 매한가지입니다. 이 당시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에 청중은 반응합니다. 26절,

“듣는 자들이 이르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나이까?”

청중은 주님의 말씀에 깜짝 놀란 것입니다. 자기들도 구원받는 길이 막막해 보였던 것입니다. 27절 말씀,

“이르시되 무릇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

 

하나님께서만 영생을 주실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주님은 은연중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천국은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주님의 비유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돌아 보니 지난 1월 마지막 주일부터 장장 4개월간 비유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비유와 같은 내용이 담겨진 말씀입니다. 오늘의 본문도 비유라고 간주하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비유 강해의 대장정을 마치려고 합니다. 마지막 시간이니 비유의 특징 세 가지를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비유는 숨겨진 천국의 멧세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천국의 멧세지는 항상 역설적입니다. 곧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가 담겨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중이 누구인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곧 지난 4개월간 비유에 담긴 천국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 말씀으로서 더욱 확실해 지는 것은 그동안 나눈 비유에 담긴 천국은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이로서 알수 있는 것은 부자 관리는 매일 넘어지지 않는 삶을 산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매일 넘어졌습니다. 그는 이 진리를 몰랐던 것입니다.

‘천국은 선물인 것을….’

 

이젠 작고하신지 꽤 되셨는데 기독교 영성계에 큰 자취를 남긴 헨리 나우웬 신부가 계십니다. 하바드 교수직을 사직하고 장애인 공동체에 들어가 장애인을 섬겼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섬김의 삶을 살면서 도리어 장애인들 안에 내재한 놀라운 천국의 세계를 발견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합니다.

“Life is a gift, not problem solving.”

(인생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선물입니다.)

 

부자 관리는 인생은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그의 걸림돌이었습니다. 죄의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은 바로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열심히 풀었습니다. 영생을 얻기 위하여….

그러나 결국 그는 주님으로부터 차가운 답을 듣습니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연세대 신과대학에 유명한 한태동 교수님이 계십니다. 종종 보스톤을 방문 오셨는데 한번은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간의 소문으로 한 교수님이 큰 부자이시고 그래서 연세대 신과대학에 크게 기부하셨다는 소식도 접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떻게 부자가 되셨냐고 감히 여쭐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말씀을 교수님께서 먼저 하셨습니다. 어릴 때 일인 것 같습니다. 한번은 집안에 부도가 나서 온 집에 빨간 딱지가 붙여지고 사람들이 와서 물건을 가지고 가는 것을 아버님과 함께 보고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아버님이 말씀하십니다.

“들어올 때가 있으면 나갈 때가 있는거야…!”

 

아버님은 모든 것을 선물로 보았습니다. 후에 다시 큰 부자가 되셨습니다. 한 교수님은 아버님께 많은 유산을 받으셨고 이에 학교에 기증하신 것입니다. 한 교수님 가정은 인생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선물임을 알고 그에 따라 사신 분들이십니다.

 

처음 엄마 풀과 아기 풀의 대화를 다시금 들어 볼까요?

“엄마, 사람들은 왜 자꾸 넘어져?”

“사람들은 우리처럼 ‘뿌리’가 없기 때문이야.”

 

인생을 선물로 여기는 자는 넘어지지 않습니다. 뿌리깊은 인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인 안도현의 글입니다.

 

“여름날 산과 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게 되는 까닭은

아주 작은 풀잎 하나, 아주 작은 나뭇잎 한 장의

푸르름을 손 안에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나뭇잎 한 장이 푸르름을 손 안에 움켜 쥐고 있다는 것은 바로 태양빛의 선물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요? 봄을 맞아 삼라만상이 푸르름 가운데 최고의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는 것은 태양의 선물을 선물로 마음껏 받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우리 모든 인생들에게도 매일 태양의 선물을 주시고 계십니다. 맑은 공기와 물 그리고 수많은 것들을 선물로 주십니다. 풀과 모든 동식물에게 주시는 것들을….

 

그런데 하나님께서 인생들에게는 모든 동식물에게 주시지 않은 선물도 주십니다. 바로 율법의 말씀입니다.

생각해 보십시다. 율법은 하나님께서는 처음에는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주셨습니다. 왜…? 율법은 선물임을 보여주시기 위함이 아니셨을까요? 그런데 유대인들 안에 있는 죄성은 율법을 더 이상 선물이 아닌 문제해결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율법을 조금 행한 것을 자랑하기 시작합니다. 칭찬받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걸림돌에 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율법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생각하는 자들은 선물에 감사해서 율법을 지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율법을 지키면 지킬수록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도저히 양심적으로 살펴 볼 때 일점 일획도 실수 없이 다 지킬수 없음을 발견합니다. 이에 마음 속에 간절한 소망이 생깁니다. 새로운 선물을 기대합니다. 율법을 누군가가 대신 완성시켜줄 분을 소망합니다.

이 분이 지금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무릇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

삶을 선물로 여기는 자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을 허락하신다는 것입니다. 최고의 선물을 허락하시기 위하여 주님께서 손수 모든 율법을 다 행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심으로 율법의 완성자가 되셨습니다. 이는 온 인류를 위한 최고의 선물인 것입니다.

 

이처럼 최고의 선물을 받은 자들은 어떤 고백을 하게 될까요? 28절,

“베드로가 여짜오되 보옵소서 우리가 우리의 것을 다 버리고 주를 따랐나이다.” 인생을 선물로 여길 때 우리는 쉽게 우리의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자들이 됩니다. 한편 이러한 자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29, 30절,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집이나 아내나 형제나 부모나 자녀를 버린 자는 현세에 여러 배를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 하시니라.”

인생을 선물로 여기는 자는 이 땅에서부터 시작해서 하늘나라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에게는 끝없는 문제만 기다리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부자 관리처럼….

 

저는 인류 역사는 선물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인류를 위하여 천지창조를 하셨습니다. 창조가 첫번째 선물이었습니다. 두번째로는 율법입니다. 온 인류를 위하여 율법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세번째로는 율법의 완성자를 주셨습니다.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이십니다.

 

인생은 선물이지 문제해결이 아닙니다. 모든 문제 안에는 보석이 숨겨져 있는 것뿐입니다. 영생이라는 보석이….

그동안 함께 나눈 비유의 이야기는 바로 하나님의 선물인 천국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천국 이야기는 모두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으로 완성이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최고의 선물인 것입니다.

최고의 선물이신 주님께서 이제는 우리 안에 거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릴 선물은 하나입니다. 부활의 능력을 입은 자로 사는 것입니다. 이를 성령께서 도우십니다.

 

말씀을 거둡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영성가로 많은 책을 펴내신 폴 투르니에 박사님도 ‘선물’이라는 책을 펴내셨습니다. 정신과의사로서도 삶을 선물로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책입니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투르니에 박사는 프랑스인이지만 독일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독일 친구는 2차대전 때 러시아 포로 수용소에 갇혔었다고 합니다. 그 수용소에서 같은 고향 출신으로 죽마고우였던 젊은 목사 친구를 만났습니다. 둘이서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목사 친구가 먼저 묻습니다.

“하는 일은 뭐야? 결혼은 했어?”

“그럼 했지”

“결혼한 사람이 누군데?”

“꼬맹이 엘자라고 자네도 기억하려나……우리하고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오우, 하나님이 자네에게 정말 아름다운 선물을 주셨구먼!”

목사 친구의 한 마디 말로 인해 친구는 회심합니다. 물론 전부터 기독교인이었지만 인격적인 하나님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목사의 한마디 선언으로 인해 친구는 자기 아내가 정말로 하나님으로부터의 선물이요, 또한 자기가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것 역시 다 하나님의 인격적인 선물임을 갑자기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의 한 마디,

“정말 아름다운 선물을 주셨구먼!”

이 한 마디로 인해 인생은 문제해결이 아닌 선물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동시에 하나님과 인격적 만남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부자 관리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습니다. 인생을 선물로 보지 못했습니다.

 

교우 여러분,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말씀하시지 않으시나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무릇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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